제자는 13년 만에 은사를 찾았다. 그리고 경건하게 고개를 숙였다.
롯데와 최동원기념사업회는 14일 부산 사직구장 앞 최동원 동상에서 ‘무쇠팔’ 고 최동원 감독의 13주기 추모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롯데 이강훈 대표이사와 박준혁 단장, 김태형 감독과 주장 전준우가 최동원 동상 앞에서 헌화를 하고 묵념을 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롯데의 상징이신 선배님이고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였지 않나”라면서 “어릴 때 타석에 한 번 들어가본 적은 있다”라고 고인과의 인연을 설명했다.
그동안 최동원 추모 행사는 최동원기념사업회와 롯데 구단 주도로 진행됐다. 그러나 이날은 특별한 행사가 추가로 마련됐다. 지금의 ‘괴물’ 류현진을 있게 한 한화 류현진이 추모 행사에 참석했다.
2006년 한화에 입단한 류현진은 당시 한화의 1군 투수코치였던 최동원을 만났다. 이때 류현진의 떡잎을 알아본 최동원은 김인식 감독에게 류현진의 선발 기용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그러면서 류현진은 선발 투수로 자리 잡았다.
모두가 알고 있듯이 류현진은 신인 시즌, 30경기 등판해 201⅔이닝을 던지며 18승 6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2.23, 탈삼진 204개의 특급 성적을 올렸다. ‘괴물’이 탄생한 시즌이었다. 트리플크라운(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1위)에 MVP와 신인왕을 모두 석권했다. 이후 류현진은 KBO 통산 108승, 그리고 미국 메이저리그까지 진출해 통산 78승에 평균자책점 1위, 올스타전 선발, 사이영상 투표 2위와 3위 등 굵직한 커리어를 썼다. 한국 야구 역사에서 정점에 서 있는 투수로 거듭났다.
은사인 최동원이 2011년 고인이 됐을 때 류현진은 한창 시즌을 치르고 있었다. 그리고 2013년 동상이 건립 됐을 때, 류현진은 메이저리거였다. 결국 류현진이 한화로 돌아온 뒤 최동원 추모식에 참석할 수 있었던 것.
전날(13일) 류현진은 류현진은 “최동원 코치님 동상이 생긴 건 제가 미국에 가고 나서다. 오랜만에 인사를 드리러 가는 것이라고 뜻깊을 것 같고 좋은 마음으로 다녀오겠다”라면서 “코치님께서 처음에 선발을 시켜주신 것이다. 그래서 신인 때부터 지금까지 잘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이날, ‘친근하고 따뜻하셨던 감독님!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글이 적힌 헌화를 들고 동상 앞에 놓고 추모의 묵념을 하며 다시 찾은 은사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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