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템포가 참 마음에 든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은 공격적이고 과감한 선수를 좋아한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고민하지 않고 상대를 공략하는 선수에게 더 마음을 준다. 그렇게 최근 김태형 감독의 마음 속에 들어온 선수가 올해 신인 박준우(19)다.
박준우는 유신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4라운드 전체 33순위로 지명됐다. 지명 이후 육성선수로 전환됐지만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는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다. 올해 퓨처스리그 15경기 중 선발로만 14경기에 나섰다. 4승5패 평균자책점 5.05(67⅔이닝 38자책점)의 성적을 남겼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 선발로서 경쟁력을 보여주던 과정에서 지난 7일 1군에 콜업되면서 정식 선수로 전환됐다. 지난 8일 사직 SSG전에서 1이닝 무실점으로 데뷔전을 마쳤다. 12일 KIA전에서는 1이닝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2실점으로 부진했지만 김태형 감독은 당장의 성적보다는 투구 하는 모습에 높은 점수를 줬다.
김 감독은 “우리 팀 막내 박준우가 너무 마음에 든다. 빠른 템포로 씩씩하게 던진다”라면서 “2군보다는 1군에서 구속이 2~3km 정도 더 나오는 것 같다”라고 전했다.
김 감독도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박준우를 인지하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뚜렷한 보고가 올라오지는 않았다. 김 감독은 “그냥 선발을 게속 준비하고 있다고 보고를 받았다. 구속이 138km에서 141km 정도 나온다고 했다. 눈여겨보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의 모습은 구위와 별개로 김 감독을 흡족하게 했다. 그는 “박준우가 지금 올라와서 중요한 상황에 투입할 수는 없지 않나. 1군에서 대략 어떤 방식으로 피칭을 하는지, 배짱이 있는지 등을 보려고 했는데 지금 2경기 정도는 괜찮다”라고 설명했다.
박준우는 사실 ‘사직 카리나’로 더 유명했다. 롯데는 지난 6월 9일 사직 SSG전을 앞두고 아이돌그룹 에스파의 카리나를 시구자로 초대했다. 카리나의 시구에 많은 관심이 모였다. 그런데 전날(8일) 경기가 우천 취소가 되면서 9일 경기가 더블헤더로 편성됐다. 더블헤더 1차전 경기 시간에 따라서 카리나의 시구가 무산될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롯데와 카리나 측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카리나의 시구는 성사됐다. 다만, 더블헤더 경기를 펼치는 선수단과 카리나의 만남이 이뤄지지 않았다. 더블헤더가 열리면서 롯데는 카리나의 시구 교육 선생님으로 퓨처스팀에 있던 박준우를 데려왔고 깜짝 만남이 성사됐다. 이후 박준우는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카리나의 분장을 하고 에스파의 슈퍼노바 무대를 커버 하면서 베스트 퍼포먼스 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과 카리나의 만남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나도 카리나를 좋아한다. 그때 더블헤더를 하는 바람에 못 만나서 아쉬웠다”라며 3달이 지나서도 당시의 아쉬움을 곱씹었다.
하지만 대신, 김태형 감독의 마음 속에 ‘사직 카리나’가 들어왔고 잔여경기 및 내년 시즌 더 중용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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