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가을모드로 가는 단계이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투수 에릭 라우어(29)가 KBO리그 데뷔 이후 최고의 투구를 했다. 12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 9탈삼진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의 우등성적을 냈다. 팀의 10-0 승리를 이끌며 데뷔 2승째를 거두었다.
무결점 투구였다. 1회부터 4회 1사까지 10명의 타자를 셧아웃했다. 고승민에게 볼넷을 허용했찌만 손호영 2루수 뜬공, 레이예스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5회도 삼진 1개를 곁들여 삼자범퇴로 막았다. 6회 선두타자 박승욱에게 중전안타를 맞아 노히트가 깨지자 나머지 세 타자를 모조리 삼진으로 돌려보냈다.
투구수가 78구에 불과했다. 최고 149km 직구(46개)를 위주로 슬라이더(18개), 커브(9개) 커터(5개)를 던졌다. 하이패스트볼의 위력이 넘쳤다. 롯데 타자들이 스트라이크존 중심 아래의 볼을 노린다는 점을 이용했다. 빠른 슬라이더에 커브까지 공략이 쉽지 않은 볼이었다.
이날 호투로 라우어의 우승청부사 칭호가 되살아나고 있다. 앞선 5일 광주 한화전에서 6⅓이닝 3실점 호투에 이어 완벽투로 메이저리그 36승 클래스를 과시했다. 남은 시즌 정규리그 우승 확정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국시리즈에서도 우승청부사의 활약을 기대받고 있다.
경기후 "앞선 경기보다 발전된 방향으로 나간다는 점을 느꼈다. 볼배합과 로케이션이 훨씬 괜찮아졌다. 최대한 실수가 나오지 않도록 집중했다. 약간 실투가 나와도 크게 위험하지 않았다. 만족한다. 노히트가 깨져서 마음을 더 덜어놓고 던졌다. 상대타자가 잘 대처해 만든 안타라서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며 승리소감을 밝혔다.
이어 "메이저리그에서 하이패스트볼을 구사하면 타자들이 수박처럼 보인다고 한다. 타자들도 자신감있게 스윙이 나온다. KBO리그는 낮은 존 공들을 대놓고 치려고 한다. 하이패스트볼을 계속 사용하겠다. 투구판 가운데에서 던지면서 슬라이더와 변화구를 던질때 큰 도움이 된다"며 호투의 비결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시즌과 가을야구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아직까지는 포스트시즌 모드로 가는 단계이다. 팀이 1위를 확정하는 순간은 포스트시즌 모드가 완성되어 있을 것이다. 여전히 우승청부사라는 별칭이 마음에 든다. 그렇게 하도록 계속 노력하겠다"며 듬직한 약속을 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