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9년 만에 외국인 투수 10승 듀오를 배출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외국인 투수 데니 레예스(28)가 복귀전에서 시즌 10승을 달성하며 삼성의 2위 굳히기를 이끌었다.
삼성은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를 7-1로 이겼다. 급성 요추 염좌를 딛고 32일 만에 1군 복귀전을 가진 선발투수 데니 레예스가 5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10승(4패)째를 거뒀다. 11승(6패)을 거둔 코너 시볼드와 함께 삼성의 외국인 투수 2명 모두 두 자릿수 승수 고지를 밟았다.
삼성은 이날 경기를 선발투수로 예고된 레예스를 1군 엔트리에 등록하면서 코너를 말소했다. 전날(11일) 한화전에서 4회말 1사까지 노히터 투구를 펼치던 코너는 오른쪽 견갑 부위 통증을 호소하면서 자진 강판했다. 다행히 등쪽이 살짝 뭉친 담 증세로 심각한 부상이 아니었지만 보호 및 관리 차원에서 엔트리 말소가 결정됐다.
코너와 바톤터치를 하게 된 레예스는 지난달 11일 광주 KIA전 이후 32일 만의 실전 복귀로 투구수 70개를 계획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데 63개의 공으로 5회까지 던지며 효율적인 투구로 한화 타선을 잠재웠다.
1회말 한화 1~2번 요나단 페라자, 장진혁을 몸쪽 슬라이더로 연속 헛스윙 삼진 잡고 삼자범퇴로 시작한 레예스는 2회말에도 노시환을 투심 패스트볼로 3구 삼진 돌려세웠다. 채은성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김인환을 2루 땅볼로 이끌어내 4-6-3 병살타로 이닝을 끝낸 레예스는 3회말 황영묵에게 좌중간 2루타, 최재훈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첫 실점했다.
하지만 페라자를 2루 내야 뜬공, 장진혁을 몸쪽 커터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주지 않은 레예스는 4회말 1사 2루에서도 채은성을 3루 땅볼, 김인환을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위기 관리 능력을 뽐냈다. 5회말에도 선두 이도윤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황영묵을 유격수 병살타로 유도했다.
총 투구수 63개로 5회를 책임지며 선발승 요건을 갖춘 레예스는 트랙맨 기준 최고 시속 147km, 평균 145km 직구(22개) 외에도 체인지업(16개), 슬라이더(15개), 투심, 커터(이상 5개)를 섞어 던졌다.
코너에 이어 레예스까지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하면서 삼성은 2015년 피가로(13승), 클로이드(11승)에 이어 9년 만에 외국인 투수 10승 듀오를 배출했다. 앞서 2006년 팀 하리칼라(12승), 제이미 브라운(11승), 2012년 미치 탈보트(14승), 브라이언 고든(11승)까지 포함해 구단 역대 4번째 10승 외국인 듀오가 됐다.
경기 후 레예스는 "몸 상태는 아주 좋다. 투구 후에도 아프지 않다. 경기 전부터 최대 80개를 던질 거라고 들었기 때문에 한정된 투구수에서 최대한 긴 이닝을 던질 수 있도록 공격적으로 투구했다. 공격적인 투구가 주효한 것 같다"며 "코너와 같이 동반 10승을 올렸다. 팀 모두가 함께 이룬 기록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기록을 세워 나가고 싶다. 긴 시간 자리를 비워 모두에게 미안하다. 남은 경기에서 이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타선에서도 박병호가 1회초부터 시즌 21호 스리런 홈런을 폭발하며 4득점 빅이닝으로 기선 제압한 삼성은 3회초 김헌곤의 시즌 9호 홈런까지 터지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3연승을 달린 삼성은 75승57패2무(승률 .568)를 마크, 3위 LG(68승62패2무 승률 .523)와 격차를 6경기로 벌렸다. 잔여 시즌 10경기에서 자력으로 5승만 하면 2위를 확보하게 된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선발 레예스 선수가 복귀전에서 좋은 피칭을 보여줬다. 불펜진들도 본인들의 역할을 잘해줬고, 경기 초반 박병호와 김헌곤 선수의 홈런으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다음 경기도 준비 잘해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 선수들 모두 고생 많았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삼성은 13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14~15일 인천에서 SSG를 상대로 원정 2연전을 갖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