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스턴 애스트로스가 트레이드 대박을 쳤다. 일본인 좌완 투수 기쿠치 유세이(33)가 나오는 날마다 이긴다. 벌써 7전 전승이다.
기쿠치는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치러진 2024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7피안타(2피홈런) 무사사구 6탈삼진 4실점으로 막고 휴스턴의 11-5 승리에 기여했다.
4회 케빈 뉴먼에게 솔로포, 6회 에우제니오 수아레즈에게 솔로포를 맞아 4실점했지만 타선 지원 속에 시즌 8승(9패)째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4.24에서 4.31로 소폭 상승. 최고 시속 95.9마일(154.3km), 평균 94.6마일(152.2km) 포심 패스트볼(39개)보다 슬라이더(46개)를 더 많이 던지면서 커브(9개), 체인지업(5개)을 섞었다.
이날 승리로 기쿠치는 휴스턴에서 7경기 모두 팀이 승리하며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달 30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휴스턴으로 트레이드된 기쿠치는 7경기(41이닝) 4승 평균자책점 3.07로 활약 중이다. 개인 승리를 거두지 못한 나머지 3경기도 팀이 이겼다. 7경기 모두 5⅓이닝 이상 던지며 3실점 이하로 막고 승리 발판을 마련했다.
트레이드 전까지 토론토에서 22경기(115⅔이닝) 4승9패 평균자책점 4.75로 다소 고전했지만 휴스턴에 와서 모든 기록이 좋아졌다. WHIP(1.34→0.98), 피안타율(.272→.195)도 이적 후 몰라보게 향상되면서 휴스턴의 지구 1위(77승65패 승률 .542) 질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2019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데뷔한 뒤 올해로 6년 차가 된 기쿠치는 이날 승리로 메이저리그 통산 40승 고지를 밟았다. 일본인 좌완 투수 첫 40승으로 2002~2005년 LA 다저스, 뉴욕 메츠에서 4년간 39승을 올렸던 이시이 가즈히사의 기록을 제쳤다.
아울러 기쿠치는 지난해 181개를 넘어 개인 한 시즌 최다 183탈삼진 기록도 세웠다. 휴스턴이 잔여 시즌 20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기쿠치는 4번 정도 추가 등판이 가능하다. 여기서 19개를 추가하면 일본인 좌완 최초 200탈삼진을 기록하게 된다.
일본인으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200탈삼진은 아시아 좌완 투수로는 누구도 기록하지 못한 것이다. 2019년 다저스 시절 내셔널리그(NL)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던 류현진도 그해 163개가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 최다 탈삼진이었다.
아시아 출신으로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 200탈삼진을 기록한 투수는 노모 히데오(1995년 236개, 1996년 234개, 1997년 233개, 2001년 220개), 박찬호(2000년 217개, 2001년 218개), 마쓰자카 다이스케(2007년 201개), 다르빗슈 유(2012년 221개, 2013년 277개, 2017년 209개, 2019년 229개), 오타니 쇼헤이(2002년 219개), 센가 코다이(2003년 202개) 등 6명으로 총 13번 달성됐다. 전부 우완 투수들이 해낸 기록이다.
노모는 1995년(236개), 2002년(220개) 각각 NL, AL 탈삼진왕을 차지했다. 다르빗슈가 2013년 아시아 투수 한 시즌 최다 277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AL 탈삼진 타이틀을 가져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