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일 열리는 2025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이 유력한 투수 유망주들이 일본 타선을 잠재웠다. 대구고 좌완 배찬승, 전주고 우완 정우주, 덕수고 좌완 정현우가 차례로 등판해 7이닝 무실점으로 완봉승을 합작했다.
박계원 부산고 감독이 이끄는 18세 이하 청소년야구대표팀은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대만 신베이 신좡 야구장에서 열린 제13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 슈퍼라운드 일본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조별리그 대만전 0-1 패배 포함 슈퍼라운드에서 2승1패가 된 한국은 일본, 대만과 동률을 이뤘다. 그러나 득실점률에서 뒤져 결승 진출이 좌절됐고, 8일 오후 2시 필리핀과 3위 결정전을 치른다.
비록 6년 만의 우승 도전은 좌절됐지만 일본을 상대로 거둔 1-0 승리는 의미가 크다. 6회초 박재현의 좌측 2루타와 3루 도루에 이어 상대 포수 실책으로 낸 1점이 결승점이었다.
일본 마운드에 막혀 타선이 시원하게 터지지 않았지만 투수들의 호투가 빛났다. 한국이 자랑하는 고교 투수 빅3가 완벽하게 릴레이 투구를 하며 일본에 한 점도 주지 않았다.
선발 배찬승이 3이닝 2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발판을 마련한 뒤 두 번째 투수로 올라온 정우주가 2⅔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쳐 구원승을 올렸다. 이어 정현우가 1⅓이닝 1탈삼진 무실점 퍼펙트로 막고 경기를 끝내며 세이브를 따냈다.
3위 결정전이 남은 가운데 이번 대회에서 가장 돋보인 투수는 배찬승이었다. 지난 2일 대만전에서 3회 구원등판, 3⅔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2경기 전체 성적은 6⅔이닝 5피안타 2볼넷 12탈삼진 무실점. 대만 TV 중계 기준 최고 시속 151km 강속구와 우타자 몸쪽을 낮게 파고드는 제구가 돋보였다. 대만전에서 3회 1사 만루 상황에 올라와 헛스윙 삼진 1루 땅볼로 실점 없이 넘어갔고, 일본전도 3회 2사 1,3루 위기를 헛스윙 삼진 잡는 등 위기 관리 능력도 빛났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청소년대표팀에 발탁된 배찬승은 올해 성적이 다소 주춤하면서 1라운드 중후반 지명이 예상됐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주가를 크게 높이며 1라운드 전체 3순위 지명권을 가진 연고팀 삼성으로부터 선택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3순위 지명권을 놓고 고민에 빠졌던 삼성으로선 배찬승에게 확신을 가질 만한 대회였다.
전체 1순위를 놓고 경쟁 중인 정현우와 정우주도 이번 대회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줬다.
정현우는 대만전 선발 2⅓이닝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전으로 패전을 안았지만 일본전 호투로 이번 대회 2경기 3⅔이닝 2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 평균자책점 1.91을 기록했다. 140km대 중후반 직구를 던진 정현우는 안정된 제구력에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했다. 느린 변화구로 카운트를 선점한 뒤 빠른 직구를 결정구로 삼진을 잡는 등 완급 조절이 가능한 완성형 투수로서 진가를 보여줬다.
올해 최고 시속 156km를 뿌리며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받은 ‘고교 넘버원 파이어볼러’ 정우주도 6일 필리핀전에서 5회 구원으로 나서 3타자 연속 탈삼진으로 1이닝을 깔끔하게 막은 뒤 이날 일본전까지 2경기 3⅔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강력한 하이 패스트볼 구위에 일본 타자들이 연신 헛스윙했다. 최고 시속이 154km까지 측정될 정도로 구위는 최고 수준이었다.
1라운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키움은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됐다. 좌완이 부족한 팀 사정이 반영됐는지 최근 들어 정현우 쪽으로 무게가 기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우주의 강력한 구위를 쉽게 외면하기도 어렵다. 반면 2순위 지명권을 행사할 한화는 키움이 누구를 선택하든 1순위 못지않은 2순위가 굴러들어온다. 1라운드는 고민할 것도 없이 2라운드 이후 지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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