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BNK썸이 ‘에이스 킬러’를 키우고 있다.
BNK는 6일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2024 우리은행 박신자컵 A조 예선’에서 히타치를 82-55로 이겼다. 3승 1패가 된 BNK는 골득실에서 앞서 우리은행(3승 1패)을 3위로 밀어내고 조 2위를 확정지었다. BNK는 B조 1위 후지쯔(4승)와 7일 4강에서 맞붙는다.
공격에서 22점, 6리바운드를 해준 김소니아가 돋보였다. 국가대표 가드진 안혜지(6어시스트)와 이소희(19점)도 제 몫을 해줬다.
BNK는 히타치를 55점으로 막은 수비가 더 돋보였다. 1쿼터에만 25점을 줬지만 나머지 3쿼터에 30점만 내줬다.
특히 아시아쿼터로 합류한 일본선수 이이지마 사키는 상대 에이스를 전담으로 막으며 ‘킬러’로 활약하고 있다. 타 팀 관계자들 사이에서 “BNK 일본선수가 수비가 가장 좋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이지마는 우리은행전에서 김단비를 막는 경험을 했다. 김단비가 22점, 10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펄펄 날았다. 직접 경험해본 김단비의 몸싸움은 차원이 달랐다. 198cm 박지수까지 일대일로 막은 김단비의 파워는 대단했다.
KB스타즈전에서 이이지마의 상대는 강이슬이었다. 국가대표 슈터답게 빠른 오프더볼 움직임으로 24점, 12리바운드를 몰아쳤다. 이이지마에게 또 다른 경험이었다.
박정은 감독은 김단비와 강이슬에게 대량득점을 허용하는 상황에서도 일부러 이이지마에게 전담수비를 시켰다. 도움수비도 가지 않았다. 경험을 쌓기 위해서다.
박정은 감독은 “우리은행전에서 김단비 수비를 시켰다. 많이 느꼈을 것이다. 수비에서는 많은 다양한 선수들과 매치하고 있다. (이이지마가) 수비에서 스텝은 좋지만 상황에 따른 선수들과 수싸움에서 본인이 얼마나 할지 숙제”라고 조언했다.
이이지마는 “실제로 붙어보니 김단비, 강이슬이 전혀 다른 속성을 가진 선수들이었다. 다음에 리그에서 만나면 잘 막을 수 있도록 훈련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BNK에 좋은 선수가 많지만 공격도 피할 이유가 없다. 이이지마는 “지금 다른 선수가 공 잡을 때 가만히 서 있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 공을 받으러 가서 미스매치 만들면서 공략하고 싶다. 공격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선언했다.
박정은 감독과 나란히 인터뷰장에 온 이이지마는 사회생활도 잘했다. 그는 “같이 훈련해보니 BNK가 작년 꼴등이라고 안 믿긴다. 다들 잘한다. 감독 코치님이 정확한 조언을 해주신다. 한국이 웨이트량이나 시간이 일본에 비해 길다. 처음에 몸이 힘들었지만 지금은 적응이 다됐다. 재밌게 훈련하고 있다”고 말해 박정은 감독의 엄지척을 이끌어냈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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