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작부터 못하지 않았다.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 드렸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1차전서 팔레스타인과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은 경기를 주도했지만 상대 골키퍼인 라미 하마데흐의 선방쇼, 손흥민(토트넘)의 슈팅이 골대를 맞는 불운 등이 겹쳐 승리까지 닿지 못했다.
11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노리는 한국으로선 좋지 못한 첫발을 내디뎠다.
객관적 전력이 떨어지는 데다 이스라엘과 전쟁으로 정세가 불안정한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대승을 기대했던 경기인데 내용과 결과 모두 실망스러웠다. 경기 템포는 느리고 상대 수비를 무너뜨릴 번뜩이는 공격이 없었다. 이강인, 손흥민 등 좋은찬스가 있었지만 골 결정력까지 떨어져 몇 차례 얻은 찬스마저 놓쳤다.
3차 예선은 월드컵 본선 진출권이 걸린 중요한 무대다. 한국이 이라크, 요르단, 오만, 팔레스타인, 쿠웨이트와 묶인 B조에서 홈 앤드 어웨이로 총 10경기를 치러 조 2위 안에 오르면 북중미행 티켓을 획득할 수 있다.
그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면서 다음 경기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한국은 7일 오전 오만 무스카트로 출국, 10일 술탄카부스 스타디움에서 오만과 3차 예선 2차전을 치른다.
닛칸스포츠는 "한국, 홈에서 FIFA 랭킹 96위 팔레스타인에 0-0, 만원 객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는 제목의 기사를 전했다.
닛칸스포츠는 "10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에 복귀한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만원인 59576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4-2-3-1 시스템으로 일방적으로 공격했지만 골망으로 향하는 슛은 적었다"면서 "특히 전반 유효 슈팅은 1개뿐이었다. 반대로 상대에게 골을 내줬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실점은 피했다"고 설명했다.
닛칸스포츠는 또 "후반에는 슛 기회가 늘었지만 골대를 때리는 등 결정력 부족에 울었다"면서 "경기 도중부터 객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졌고 경기 후에는 수비수 김민재가 관중석 앞으로 뛰어가 논쟁을 펼쳤다"라고 설명했다.
김민재는 경기 후 "다들 심각하게 생각하고 계시는 것 같은데 '그냥 선수들을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며 "사실 저희가 시작부터 못 하지는 않았다. 또 제 소셜미디어(SNS)에 찾아오셔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우리가 (경기) 시작부터 못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못하기를 바라고 응원해주시는 부분들이 조금 아쉬워서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그렇게 말씀드린 거고, 전혀 심각한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거듭 말했다. 그러면서 아쉬운 마음이 가시지 않았는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으셨으면 좋겠는데, 그건 그냥 생각하기 나름이니까 그렇게 받아들인 분들은 그러시면 된다"고 덧붙였다.
또 "분위기가 안 좋은 와중에도 팬분들께서 와주셔서 응원해주셨는데, 선수들도 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제가 팬분들께 찾아간 걸 안 좋게 생각하실 분들은 그렇게 하셔도 된다. 하지만 전혀 그런 의도, 공격적으로 (팬분들께) 한다거나 그런 뜻은 없었다. 선수들이 당연히 잘했어야 했다. 그러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게키사카는 "한국은 막판까지 맹공을 퍼부어도 1점이 멀었고 경기가 끝났다"면서 "팔레스타인의 아성을 무너뜨리지 못하고 월드컵 최종 예선을 무승부로 시작했다"고 촌평했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