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의 데뷔전이 열린 상암이 엉망진창 잔디로 망신살을 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5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B조 1차전을 치러 경기를 주도하고도 제대로 슈팅을 연결하지 못하면서 빈공 끝에 0-0으로 무승부를 거뒀다.
한국과 팔레스타인은 B조서 오만, 요르단, 이라크, 쿠웨이트과 함께 B조에 속했다. 첫 경기였던 10년 만에 돌아온 홍명보 감독의 A매치 데뷔전이었던 이번 팔레스타인과 경기에서 아쉽게도 한국은 승점 1점을 획득했다. '홍명보호'는 오는 10일 열리는 조별리그 2차전 오만 원정 경기에서 첫 승리를 노린다.
이날 한국은 경기 내내 주도권을 잡았으나 슈팅을 연결하지 못했다. 경기 외적으로 여러 논란이 있던 상황서 나선 대표팀은 3차 예선 첫 경기 정예 멤버로 나섰으나 기대했던 모습은 나오지 않았다. 상암월드컵경기장의 망가진 잔디와 부진한 결정력으로 인해 다음 경기를 기약하게 됐다.
한국은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최전방에 주민규가 자리했고 손흥민-이재성-이강인이 공격 2선에 섰다. 황인범-정우영이 중원을 채웠고 설영우-김민재-김영권-황문기가 포백을 꾸렸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팔레스타인은 4-4-2 포메이션으로 맞섰다. 웨삼 아부알리-오데이 다바그가 공격 조합을 구성했고 호나탄 칸티야나-오데이 카루브-아타 자베르-타메르 세얌이 중원을 채웠다. 카밀로 살다냐-미켈 테르마니니-야세르 하메드-무사브 알바타트가 포백을 꾸렸고 라미 하마데흐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이날 한국-팔레스타인전은 최근 잔디가 크게 상한 상암월드컵경기장서 진행됐다. 실제로 휴지기 동안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면서 상암월드컵경기장의 잔디는 정상적인 경기 소화가 힘들 정도였다.
실제로 올스타전 직후 첫 경기부터 말썽이었다. 지난 8월 24일 열린 강원 FC와 FC 서울의 K리그 경기(서울 2-0 승)에서 양 팀 선수들이 잔디로 인해 제 플레이를 못한 바 있다.
실제로 당시 양 팀 감독이 직접 잔디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홈팀 서울의 김기동 감독이 “잔디 상태가 아쉽다. 팬 분들도 좋은 축구를 보기 위해 돈을 내고 오셨는데. 상대 팀 강원에게도 미안했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당시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도 부상이 올 수 있는 잔디 상태였다. 시에서 도와주셔서 관리 차원에서 잘 해주셨으면 좋겠다. 이제 대표팀도 있는데 좋은 선수들이 와 부상을 당하면 국가적으로도 손해 같다. 신경을 써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서울-강원전 이후 잔디 상태는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오히려 눈에 보일 정도로 잔디 상태가 더욱 악화가 됐다. 실제로 경기장에서 육안으로 부분마다 잔디 색이 다른 것이 확인될 정도였다.
이런 잔디 상태로 인해서 수차례 선수들이 넘어지거나 제대로 치고 나가지 못하는 장면이 나왔다. 특히 세밀한 패스가 제대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한국 선수들이 단체로 어려움을 겪었다.
심지어 후반전 들어서는 선수들이 플레이하다가 잔디가 파진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말 그대로 총체적인 난국이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엉망진창이었다.
결국 한국은 경기를 주도하고도 제대로 된 슈팅 찬스를 만들지 못하면서 조 최약체로 평가받는 팔레스타인에게 골을 넣지 못하며 무승부로 아쉬움을 남겼다. /mcado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