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는 어떤 곳일까. 아마 프로야구 선수들에게는 박찬호 류현진이 뛰었고, 이정후가 뛰고 있는 메이저리그(MLB), 프로 축구 선수들에게는 손흥민이 활약상을 전해주고 있는 프리미어 리그(EPL) 일 것이다. 앞서 말한 우상과 같은 이들도 일생에 한 번 끼어 볼까 말까한 소장품이 바로 ‘챔피언 링(우승 반지)’이다.
우승 반지에는 리그를 제패하기 선수들의 흘린 땀과 눈물, 즉 그들의 스포츠 인생과 서사를 담아 그 가치가 더 빛을 발하곤 한다. LOL e스포츠의 세계 최고 리그에 뛰고 있는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선수들 또한 그들의 값진 결실이 담긴 순간을 표현한 우승 반지를 끼고 영광을 만끽하곤 한다.
문득 우승반지는 ‘어떤 제작 과정을 거칠까’라는 궁금증이 생겼다. 여타 스포츠의 우승 반지에 대한 이야기도 궁금하지만, LCK를 출입하기에 자연스럽게 LCK 우승 반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때마침 기막힌 기회가 생겼다. 지난 8월 중순 롤파크에서 LCK 우승 반지를 제작하는 골든듀 김재웅 선임 디자이너를 만나 우승 반지의 탄생 비화를 들을 수 있었다.
골든듀는 대한한국을 대표하는 쥬얼리 브랜드로 그동안 미스코리아 왕관 제작과, 프로야구 우승 반지와 트로피 제작 등에 참여하면서 그 명성에 걸맞는 행보를 이어왔다. 국내 시장을 주도하는 주얼리 브랜드답게 2024년부터는 LCK와 협업을 통해 우승 반지인 챔피언링 제작에 나섰다.
김재웅 골든듀 선임 디자이너는 우승 반지의 제작비화와 관련해 선수들의 노력에 대한 보상의 영광과 의미를 새기면서 리그 오브 레전드의 전장인 소환사의 협곡을 담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2011년부터 LOL을 즐기던 유저였다. 그 때부터 플레이를 했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아무래도 우승 반지를 디자인하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웃음). 디자인을 의뢰받고 고민을 많이 했는데 가장 먼저 떠오르는게 소환사의 협곡이었다. 소환사 협곡은 LOL의 가장 중요한 아이덴티티라 생각해 소환사의 협곡을 반진 위에 그대로 옮겨야 겠다고 생각을 하면서 기암괴석에 둘러싸인 소환사의 협곡을 플래티넘 반지로 표현했다. 대전 라인을 담았고, 정글 부분을 사파이어로 표현했다. 기암 괴석에 둘러싸인 소환사 협곡에서 승자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다는 이야기를 담아 반지로 표현해봤다. 반지 안 바닥에는 LCK 로고를 새겼다.”
챔피언스 링은 우승 반지의 의미를 추상적으로 화려하게 담기 보다 보다 직관적으로 전달하려 했다. 탑 미드 봇 라인을 반지 윗면에 담고 블루 사파이어로 정글을 표현했다. 소재 하나하나 봐도 의미를 담았다. 우선 LCK 챔피언스 링은 무려 8개의 파츠로 구성됐다. 일반적인 반지가 3, 4개의 파츠로 구성된 점을 고려하면 비용을 떠나 제작기간까지 고려해 공방에서 난색을 표했다는 사실에 고개로 절로 끄덕여졌다.
김재웅 골든듀 선임 디자이너는 LCK 우승 반지까지 골든듀에서 그간 제작했던 반지 중에 최상의 난이도에 속한다고 귀뜸하기도. 플래티넘이라는 소재를 베이스로, 소환사 협곡의 무게감을 표현하면서 천연 다이아몬드와 블루사파이어를 사용해서 화려함을 더했고 에나멜작업 또한 하이세람이라는 고급 소재를 사용하여 색을 입혀 완성했다고 설명을 이어갔다.
여기에 물체가 클수록 금속 안에 기포가 생겨 주조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35년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골든듀의 세공 노하우를 LCK 우승반지에 다 녹였다는 자신감도 들을 수 있었다.
김 디자이너는 “일반적으로 보통 반지 하나를 만드는 데 하루 정도 걸린다. 장인 분들이 공정별로 마무리를 하고, 중간 중간 스톤 세팅과 하이세람 공정을 추가하는 과정이 어렵기는 하지만 다영한 공정과 함께 플래티넘과 골드를 합금 결합하는 과정이 쉽지 않으면서 어려웠던 것은 사실이다. 흔히 백금이라고 불리는 소재를 가지고 결합하는 과정에서 기포가 날 수 있는 있는데, 녹는 점이 다른 상황에서 어려움이 있었지만 우리의 기술력을 제작과정에서 다 녹여내며 샘플을 만들 수 있었다. 8파츠로 나뉘어져서 결합하기 쉽지 않았다. 각 파츠마다 하이세람 작업을 따로 하면서 세팅을 해야 하기 때 시간이 더 걸렸다. 처음 샘플 제작은 한 달 정도 걸렸다”며 디자인부터 첫 샘플링까지 녹록하지 않았던 순간들을 떠올렸다.
골든듀 관계자는 김 디자이너의 노력이 더해진 결실이라는 설명도 첨언했다. 우승 반지에 대한 요청이 들어왔던 시기는 디자인팀이 가장 바쁜 시기임에도 김재웅 디자이너는 강하게 참가 의사를 밝혔다고 당시 제작과정에 참가하게 된 뒷이야기도 들려줬다.
또다른 여담으로 우승반지 제작 관련 비용도 들을 수 있었다. 일부 팬들의 문의가 올 정도로 웅장하고 수려함을 담고 있는 챔피언 링은 1200만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골든듀 관계자는 현장에 몰린 여성팬들을 보고 LCK에 놀라면서 라이엇 게임즈의 협업 제안을 수락하고 제작에 참가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현장의 열기 만큼 다른 일화로 우승 반지의 네이밍 이벤트에 대한 들었다. 무려 6000개가 넘는 덧글 응모를 통해 젊은 세대가 갖고 있는 LCK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창립 35주년을 맞이한 골든듀는 LCK 후원을 비롯해 다각도로 새로운 소비자들을 만나고 싶다는 포부도 들을 수 있었다.
이제 다가오는 8일 경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2024 LCK 서머’ 파이널에서 다시 한 번 챔피언 링의 주인이 결정된다. 선수들의 뜨거운 열정을 담은 우승 반지가 또 공개되는 순간이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