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루해도 아웃될 것 같아서...".
한화 이글스가 귀중한 1승을 낚으며 가을야구에 성큼 다가섰다. 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연장 승부끝에 5-4로 승리했다. 2연승과 함께 이날 패한 4위 두산에 1.5경기차, 5위 KT에 1경기차로 바짝 다가섰다.
승부처는 10회초 한화공격이었다. 한화는 4-1로 앞선 9회말 수비에서 2사후 나성범에게 추격의 1타점 적시타를 맞고 김선빈에게 동점 투런홈런을 맞으며 동점을 허용했다. 라이언 와이스가 7⅔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박상원 2실점, 마무리 주현상이 동점홈런을 맞았다.
그러나 한화에는 장진혁이 있었다. 10회초 1사후 KIA 장현식을 상대로 우익수 옆으로 빠지는 2루타로 출루했다. 장현식이 폭투하자 3루를 밟았다. 내야땅볼 혹은 외야플라이면 리드를 다시 잡을 수 있었다. 한화는 대타 유로결을 내세워 스퀴즈 번트를 댔으나 실패했다.
결국 유로결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는 순간 급박한 상황이 벌어졌다. 장진혁이 여차하면 홈에 쇄도하려다 그만 리드폭이 길어진 것이다. 이를 간파한 KIA 포수 한승택이 곧바로 3루 송구를 했다. 꼼짝없이 협살에 걸릴 수 있었다. 장진혁은 송구와 동시에 몸을 돌려 홈으로 대시를 했다. 이판사판이었다.
하늘이 도왔다. 한승택이 원바운드 땅볼 송구를 한 것이다. 3루수 김도영이 빠르게 잡아 홈에 뿌렸으나 장진혁의 손이 홈에 먼저 터치했다. 결국 결승점으로 이어졌다. 주현상이 10회말을 잘 막아 승리를 했다. 실수했지만 한순간의 과감한 판단이 승리를 가져왔다. 김경문 감독이후 달라진 한화야구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장진혁은 5타수 3안타1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승리의 주역이 됐다.
경기후 "오늘 와이스가 호투하며 고생했는데 아쉽게 승리투수는 안 됐지만 팀이 이겨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타석에서 상대 투수 구위가 좋아서 빠른볼로 승부를 보자고 생각했는데 불리한 카운트에서 실투가 들어와 운 좋게 잘 대응한 것 같다"며 2루타 비결을 밝혔다.
이어 "홈 대시부분은 승부라고 생각하고 컨택이 되면 홈에 들어가겠다는 생각이었다. 삼진 이후 내 리드가 커서 귀루를 하더라도 아웃이 될 것 같아 홈승부를 해보자는 판단에서 이뤄졌다. 결과가 좋은 만큼 이 플레이로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많은 팬분들이 원정까지 오셔서 응원해주셨는데 감사함 잊지 않고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더 많은 승리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