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은 뺏겼지만...".
LG 트윈스가 호랑이 사슬을 끊지 못했다. 지난 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5-7로 패했다. 우승청부사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6점을 내주는 통에 승리를 따내는데 실패했다. 결국 이날 롯데를 잡은 2위 삼성과 3.5경기 차로 벌어졌다.
에르난데스에게는 최강타선으로 평가받는 KIA전 테스트였다. 염경엽 감독은 "원래 내일(4일 잠실 SSG전) 내려고 했는데 KIA전에 일부러 올렸다. KIA 타자들과 어떻게 하는지 봐야한다. 그래야 알 수 있다. 코치들도 던져봐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다분히 한국시리즈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
KIA는 6.5경기차 1위를 달리고 있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정규리그 우승이 유력하다. LG는 역전우승을 노렸으나 8월 KIA에게 잠실 3연전을 내주면서 우승권에서 멀어졌다. 이제는 2위 싸움과 함께 포스트시즌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을 도모해야하는 상황이다. 그때 만날 수 있는 KIA 타자들을 한번 경험해보라는 것이었다.
에르난데스는 3회까지는 1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잘 막았다. 1회와 2회 거푸 선두타자를 출루시켰으나 후속타자들을 잘막았다. 힘있는 투심과 포심, 체인지업, 슬라이더에 KIA 타자들이 밀렸다. 그러나 타순이 한바퀴 돌자 양상이 달라졌다. 최형우 김선빈 김도영을 막지 못했고 결국 6이닝 9피안타 3사사구 6실점, 패전을 안았다.
에르난데스가 퀄리티스타트에 실패하면서 승기를 건넸다고 볼 수 있다. 결국 LG는 KIA전 8연패와 함께 3승13패 절대 열세로 팀간 경기를 마무리했다. 올해 적자 10개를 KIA에게 당한 것이었다. KIA를 만나면 크고 작은 실수들이 나오면서 꼬였고 역전패도 잦았다. 체크스윙 등 판정의 영향도 작용했다. 결국 팀간 최종전에서도 풀지 못한 숙제였다.
염감독은 "만나면 꼬이는 팀들이 꼭 있기 마련이다"며 열세를 인정했다. 동시에 "1등은 뺐겼다. 시리즈에 올라가야 KIA를 만날 수 있다. 우린 목표는 시리즈에 올라가는 것이다. 엄청 재미있을 것이다. 어떻게 될지 모른다. (단기전은) 운영자체가 다르다. 중간에 쓸 수 있는 선발카드가 있다. 작년 우승경험도 있고 그 흐름이 있다. 우리선수들이 쉽게 포기하지 않는다"며 새롭게 전의를 다지기도 했다. 작년의 우승경험이 있는만큼 한국시리즈에서 KIA를 만나면 좋은 승부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LG는 앞으로 19경기에서 3.5경기차를 따라잡아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플레이오프에 선착해야 한국시리즈에 더 가깝게 갈 수 있다. 남은 경기가 녹록치 않다. 중위권 전쟁을 벌이는 KT 롯데 한화와 각각 4경기, SSG 두산과 각각 3경기를 해야 한다. 이어 NC와 2경기, 키움 삼성과 1경기씩을 남겼다. 염감독은 "KIA와 키움에게는 열세였지만 5강권 팀들과 경기를 잘했다. 베테랑들이 똘똘 뭉쳐서 하고자하는 마음 있다. 거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