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유격수 최대어를 예약한 윌리 아다메스(29·밀워키 브루어스)가 5경기 연속 홈런을 터뜨리며 구단 최장 타이 기록을 세웠다. 역대 한 시즌 최다 타이 13개의 스리런 홈런까지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타점 부문도 1위에 등극했다.
아다메스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 패밀리필드에서 치러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홈경기에 5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 1회말 첫 타석부터 스리런 홈런으로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세인트루이스 우완 선발 안드레 팔란테와 8구 승부 끝에 가운데 들어온 포심 패스트볼을 놓치지 않고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타구 속도 시속 104.8마일(168.7km), 비거리 371피트(113.1m), 발사각 40도로 측정된 시즌 29호 홈런. 밀워키의 9-3 승리를 이끈 선제 결승포였다.
지난달 31일 신시내티 레즈와의 더블헤더 1차전부터 최근 5경기 연속 홈런으로 구단 최장 타이 기록을 세웠다. 종전 1997년 제로미 버니츠, 2017년 에릭 테임즈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15년 NC 다이노스 소속으로 47홈런 40도루를 기록하며 KBO리그에서 유일무이한 40-40을 달성한 그 테임즈가 맞다.
아다메스의 시즌 13번째 스리런 홈런이기도 했다. 최근 8개의 홈런 중 5개를 스리런으로 장식한 아다메스는 1996년 시애틀 매리너스 켄 그리피 주니어와 함께 역대 한 시즌 최다 스리런 홈런 타이 기록으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630홈런을 기록한 그리피 주니어는 은퇴 후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1990년대 레전드 타자.
‘MLB.com’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다메스는 이날 경기 후 눈시울을 붉힐 정도로 감격했다. 그는 “내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감정이 조금 북받쳤다. 어릴 때부터 꿈꿔왔던 순간이다. 그 꿈을 이루게 되니 정말 믿기지 않는다. 전설과 바로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며 기뻐했다.
3점 홈런을 자주 치다 보니 밀워키 중계진에선 미국프로농구(NBA) 3점슛의 대명사인 스테픈 커리(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빗대 아다메스를 부르고 있다. 아다메스는 “커리로 불리는 게 마음에 든다. 계속해서 그렇게 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팻 머피 밀워키 감독도 “주자 2명이 있는 상황에서 아다메스가 홈런을 못 치지 못하는 게 충격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아다메스의 시즌 전체 성적도 138경기 타율 2할5푼5리(525타수 134안타) 29홈런 99타점 83득점 66볼넷 149삼진 15도루 출루율 .338 장타율 .474 OPS .812로 우수하다. 2022년 31개를 넘어 개인 최다 홈런이 유력하고, 타점은 2022년 98점을 넘어 커리어 하이. 98타점을 기록 중인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를 제치고 이 부문 내셔널리그 단독 1위로 올라섰다.
138경기 모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하면서 거둔 타격 성적이라서 더욱 높게 평가된다. 로빈 욘트(1976·1988년), 골먼 토마스(1980년), 2003년 리치 섹슨(2003년), 프린스 필더(2009·2011년)에 이어 전경기 선발 출장한 밀워키 역대 5번째 선수에도 도전 중이다. 시즌은 24경기 더 남아있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아다메스는 ‘유격수 최대어’를 예약했다. 시즌 전만 해도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과 함께 유격수 FA 최대어를 다툴 것으로 예상됐지만 올해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가치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MLB.com도 ‘올 시즌이 끝나면 FA가 되는 아다메스에게 이보다 더 좋은 타이밍은 없다. 팀들은 내구성과 생산성을 갖춘 유격수를 원한다’며 특급 대우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