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 좌완 투수 배찬승(18)이 청소년대표팀에서 인상적인 투구로 존재감을 높였다. 최고 시속 151km 강속구로 3⅔이닝 7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대만 타선을 압도했다.
박계원 부산고 감독이 이끄는 18세 이하 청소년야구대표팀은 지난 2일(이하 한국시간) 대만 타이베이 톈무구장서 열린 제13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 A조 첫 경기 대만전에서 0-1로 패했다.
박재현(우익수) 오재원(중견수) 염승원(1루수) 박준순(2루수) 심재훈(3루수) 이원준(좌익수) 함수호(지명타자) 이율예(포수) 배승수(유격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내세운 한국은 좌완 정현우가 선발등판했다.
덕수고 에이스로 오는 11일 열리는 2025 KBO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유력한 정현우는 2⅓이닝 동안 49구를 던지며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막았다. 그러나 산발 2안타에 그친 타선 침묵으로 패전을 안았다.
정현우 다음에 올라온 좌완 배찬승의 호투가 빛났다. 정현우가 3회말 2루타, 안타, 몸에 맞는 볼로 초래한 1사 만루에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점을 허용하자 배찬승이 투입됐다. 배찬승은 헛스윙 삼진, 1루 땅볼로 만루 위기를 추가 실점 없이 정리했다.
이어 4회말 안타와 볼넷을 1개씩 내줬지만 루킹 삼진 2개를 뺏어내며 위기를 넘겼다. 5회말에도 2루타 1개를 맞으나 루킹 삼진 포함 나머지 3타자 아웃 처리한 배찬승은 6회말도 안타 1개를 빼고 아웃카운트 3개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다. 헛스윙 삼진 2개, 루킹 삼진 1개.
한국이 7회초 공격에서 점수를 내지 못하고 0-1로 패했지만 배찬승의 3⅔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 호투는 충분히 빛났다. 총 투구수 71개로 루킹 삼진만 4개를 뺏어냈는데 우타자 몸쪽을 파고드는 직구와 슬라이더가 빛을 발했다. 무엇보다 대만 TV 중계 기준 최고 시속 151km까지 나온 구속이 인상적이었다. 140km대 후반 직구를 지속적으로 던졌다.
배찬승은 2학년이었던 지난해부터 청소년대표팀에 뽑힐 만큼 일찌감치 두각을 드러낸 유망주. 3학년이 된 올해 좌완 정현우와 우완 정우주(전주고)가 급성장하며 넘버원을 다투는 가운데 배찬승은 작년보다 못한 성적으로 드래프트 순위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첫 등판부터 강렬한 투구로 주가 상승을 예고했다. 1라운드 전체 1~2순위를 지명권을 가진 키움과 한화가 정현우, 정우주를 나눠 가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3순위 지명권을 가진 삼성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광주일고 좌완 김태현과 덕수고 우완 김태형이 삼성의 3순위 지명 후보로 꼽혔는데 배찬승이 반등하면서 선택지가 더 넓어졌다. 대구고 소속으로 연고 지역 선수라는 점에서 삼성에 배찬승이 조금 더 매력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남은 대회에서 배찬승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의 활약까지 추이를 끝까지 지켜본 뒤 결정할 듯하다. 김태형도 이번 청소년대표팀에 포함돼 있다.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23세 이하 세계야구선수권대표팀에 고교 선수로 유일하게 발탁된 김태현은 6일부터 시작되는 대회를 준비 중이다.
한편 아시아 8개국이 참가하는 이번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한국은 대만, 파키스탄, 태국과 A조에 편성돼 있다. B조는 일본, 필리핀, 홍콩, 스리랑카가 경쟁을 벌인다. 각 조 2위까지 슈퍼라운드에 진출하고, 예선 상대 전적과 슈퍼라운드 성적을 합산해 종합 성적 상위 2개 팀이 결승전을 치른다. 4일까지 조별리그를 소화한 뒤 5일 하루 쉬고 6~7일 슈퍼 라운드, 8일 결승전 및 3위 결정전이 예정돼 있다.
지난 2018년 일본 미야자키 대회 이후 6년 만에 통산 6번째 대회 우승을 노리는 한국은 대만전 패배로 1패를 안았지만 3일 오후 7시30분 태국을 상대로 첫 승을 노린다. 이어 4일 오후 2시30분에는 파키스탄과 예선 마지막 경기로 슈퍼라운드 진출 여부를 결정짓는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