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핵심 내야수 손호영(30)의 사구 부상이 단순 타박상으로 드러났다. 최근 4연승으로 5강 희망을 키운 롯데에는 그야말로 천만다행이다.
손호영은 지난 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에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 1회초 첫 타석에서 상대 투수 조던 발라조빅의 5구째 시속 149km 직구에 오른쪽 손등을 맞았다.
스윙을 하기 위해 배트가 나가다 몸쪽 깊게 공이 들어와 피할 새가 없었다. 손등을 잡고 쓰러진 손호영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1루로 걸어갔다. 이어 빅터 레이예스의 중월 2타점 2루타 때 1루에서 홈까지 들어오며 득점까지 올렸다.
하지만 1회말 수비를 앞두고 노진혁과 교체돼 경기에 빠졌다. 교체 후 손등을 아이싱하며 치료한 손호영은 2일 청담 리온 정형외과에서 X-레이 및 CT, 초음파 촬영으로 정밀 검진을 받았다.
검사 결과 부상 부위에 특이사항이 없었다. 단순 타박상으로 나와 롯데로선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됐다.
지난 3월30일 사이드암 투수 우강훈과 맞트레이드를 통해 LG 트윈스에서 롯데로 온 손호영은 단숨에 복덩이로 떠올랐다. LG 시절에는 팀 내 두꺼운 내야 뎁스를 뚫지 못해 백업에 머물렀지만 롯데에서 주전 3루수로 기회를 받아 잠재력을 터뜨렸다.
올 시즌 79경기 타율 3할3푼9리(301타수 102안타) 17홈런 67타점 60득점 14볼넷 48삼진 출루율 .380 장타율 .591 OPS .971로 맹활약하며 롯데 타선을 이끌고 있다. 첫 주전 시즌부터 56일간의 부상 공백 기간을 딛고 팀 내 최다 홈런을 터뜨릴 만큼 인상적인 활약이다.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5월 초부터 한 달간, 6월 중순부터 한 달간 두 번이나 이탈하며 공백기가 있었지만 팀 내 최고의 타격 생산력을 뽐내고 있다. 300타석 이상 소화한 타자 리그 전체 타자 82명 중 장타율 3위, OPS 4위, 타율 7위에 오를 정도로 정상급 비율 성적을 내고 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손호영에 대해 "여기서 더 잘하면 메이저리그 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웃은 뒤 "워낙 배트 스피드가 좋다. 맞으면 (타구) 속도가 대단하다. 중심에 맞으면 내야는 한두 발 움직이면 공이 빠져 나간다. 중심타자에다 3루수, 2루 수비도 잘한다. 너무 잘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전반기를 8위(35승42패3무 승률 .455)로 마쳤던 롯데는 후반기 5위(21승20패 승률 .512)에 오르며 시즌 순위도 7위(56승62패3무 승률 .475)로 한 계단 끌어올렸다. 최근 4연승을 달린 롯데는 5위 KT 위즈(62승63패2무 승률 .496)에 2.5경기 차이로 따라붙으면서 포스트시즌 희망을 이어가고 있다.
만약 손호영이 사구로 손목이 골절됐다면 롯데의 5강 희망도 그대로 끝났을 것이다. 다행히 큰 부상을 피한 손호영이 남은 23경기에서 롯데의 역전 5강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