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가 3회에 핵심 주전 선수 3명을 빼며 일찌감치 백기를 들었다. 메이저리그 최초 50-50 대기록에 도전 중인 오타니 쇼헤이(30)는 4타석을 소화했지만 모두 침묵했다.
오타니는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4타수 무안타 3삼진을 당했다.
최근 2경기 연속 안타를 마감한 오타니는 시즌 타율이 2할9푼3리에서 2할9푼1리(533타수 155안타)로 떨어졌다. OPS도 .999에서 .991 하락. 44홈런 43도루를 유지한 오타니는 남은 25경기에서 52홈런 50도루 페이스다.
다저스는 2회말에만 무려 8실점하며 일찌감치 경기 흐름을 애리조나 쪽으로 내줬다. 신인 좌완 저스틴 로블레스키가 선발로 나섰지만 2회말 홈런 하나 포함 7피안타 1볼넷으로 무려 8실점하며 와르르 무너졌다.
그러자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3회말 수비를 앞두고 우익수 무키 베츠, 1루수 프레디 프리먼, 좌익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 등 주전 3명을 모두 교체했다. 부상도 아닌데 핵심 주전 3명을 빼면서 일찌감치 경기를 포기했다. 다저스는 3-14로 대패하며 4연승을 마감했다.
경기 후 로버츠 감독은 “우리는 연승 중이었고, 휴식까지 3일이나 더 남은 상황이다. 전날까지 2경기에서 불펜 과부하가 걸려 구원투수를 최대한 활용하고 싶지 않았다”며 “힘든 싸움이었지만 내일부터 다시 완벽한 컨디션으로 돌아올 수 있다. 플레이오프 경쟁 속에서 최상의 상황을 만들기 위한 유일한 선택이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부터 오는 5일 LA 에인절스전까지 9연전 일정인데 이날이 6번째 경기였다. 정규시즌이 이제 한 달도 남지 않았고, 2위에 5경기 앞선 지구 1위로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만큼 체력 관리 차원에서 주전들을 무리시키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도 오타니는 8회까지 4타석을 소화했다. 수비에서 체력 소모가 없는 지명타자이기도 했고, 50-50까지 홈런 6개와 도루 7개를 남겨둔 만큼 한 타석이 아쉬웠다.
그러나 오타니는 4타수 무안타로 힘을 쓰지 못했다. 1회초 첫 타석부터 애리조나 우완 선발 브랜든 팟에게 3구 삼진을 당했다. 3구째 바깥쪽 낮은 체인지업에 파울팁 삼진.
선두타자로 나온 3회초에도 팟의 5구째 몸쪽 높게 들어온 시속 95.2마일(153.2km) 포심 패스트볼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5회초 무사 1루에선 초구 공략을 했다. 한가운데 몰린 스위퍼를 쳤지만 3루 파울 지역으로 높이 뜬 팝플라이로 허무하게 물러났다.
6회초 2사 1루에선 오타니 타석을 앞두고 팟 대신 좌완 조 맨티플리가 올라왔다. 이번에도 결과는 삼진. 풀카운트에서 6구째 바깥쪽 낮게 들어온 싱커에 얼어붙은 오타니는 루킹 삼진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결국 오타니도 8회말 수비를 앞두고 다저스가 지명타자를 소멸하면서 경기에 빠졌다. 미겔 로하스가 오타니 타석에 1루수로 들어갔고, 1루수 키케 에르난데스가 투수로 나가 경기 마지막 1이닝을 책임졌다.
에르난데스는 최고 시속 84.5마일(136.0km) 패스트볼 1개를 빼고 최저 44.7마일(71.9km) 포함 느린 공만 16개를 던지며 1이닝 4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로블레스키가 2회 8실점에도 불구하고 6회 1사까지 버텼다. 5⅓이닝 10피안타(2피홈런) 2보넷 2탈삼진 10실점으로 시즌 2패(1승)째. 애리조나 선발 팟이 5⅔이닝 8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3실점으로 시즌 9승(7패)째를 거뒀다. 랜달 그리칙이 시즌 6호 홈런 포함 5타수 3안타 4타점, 에우제니오 수아레즈가 시즌 22호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애리조나 타선을 이끌었다.
최근 4연승을 마감한 다저스는 82승55패(승률 .599)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유지했다. 2위 애리조나는 77승60패(.562)와 격차는 6경기에서 5경기로 좁혔다. 양 팀은 3일 같은 장소에서 4연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다저스는 잭 플래허티, 애리조나는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가 각각 선발등판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