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마무리 정해영(22)이 첫 세이브왕을 예약했다.
정해영은 지난 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6-5로 앞선 9회말 등판해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승리를 지켰다. 시즌 28번째 세이브를 따내며 30세이브를 눈 앞에 두었다. 2개를 더하면 데뷔 3번째 30세이브 기록이다.
전날 삼성과의 경기에서도 15-12로 앞선 9회말 등판해 첫 타자 윤정빈에게 중월솔로홈런을 맞았으나 나머지 세 타자를 삼진과 땅볼 2개로 잡고 승리를 지켰다. 삼성 오승환과 함께 세이브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하룻만에 세이브를 추가하면서 단독 1위에 올라섰다.
오승환이 최근 마무리 투수에서 중간계투진으로 전업한 탓에 사실상 경쟁자가 없다. LG 유영찬과 KT 박영현이 나란히 22세이브로 뒤를 잇고 있다. 시즌 막판에 정해영을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해영은 커리어 세 번째 30세이브와 첫 세이브왕 가능성이 유력하다. 가장 최근 타이거즈 세이브왕은 1998년 임창용이었다. 26년만에 경사를 앞두고 있다.
무려 43일간이나 부상치료를 위해 자리를 비웠는데도 세이브 1위를 앞둔 상황이 빚어졌다. 각 팀 주전 마무리들이 구위를 늦게 찾거나 부진한 투구로 세이브 사냥이 녹록치 않았던 것이 컸다. 정해영도 갑작스럽게 어깨염증이 발견되어 6월24일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다.
신인시절부터 1군 마운드의 주력으로 활약하며 얻은 병이었다. 생각보다 이탈기간이 길었다. 열흘짜리 세 번의 부상자 명단을 모두 소진했고 다시 13일동안 2군에 있었다. 21세이브에서 멈첬던 시계는 8월6일부터 다시 돌았다. 세 경기는 중간투수로 워밍업을 했고 8월13일부터 마무리투수로 7세이브를 거두었다.
동점상황에서 실점해 패전을 안았지만 블론세이브 없이 착실하게 승리를 지켰다. 세이브 상황이 아닌 4점차에서 등판해 3점홈런을 맞는 아찔한 순간도 겪었지만 역전은 허용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 점차에서는 더욱 강해진 집중력으로 상대타자를 제압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정해영이 마무리에 복귀하면서 KIA 불펜도 정상가동되기 시작했다. 마무리급 구위를 과시하는 전상현에 이어 9회를 맡으면서 좀처럼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정해영의 복귀 이후 KIA의 7회 이후 역전패는 한 번 이었다. 불펜의 마당쇠 노릇을 해왔던 장현식이 열흘동안 재충전 시간을 가질수 있었던 것도 뒷문이 강해졌기 때문이었다.
작년 구위 저하로 고생했지만 노력끝에 회복에 성공했다. 시즌중에는 부상 공백까지 빚었지만 역시 다시 마무리 자리에 돌아오는 근성을 보였다. 이제는 30세이브와 세이브왕 뿐만 아니라 더 큰 곳을 바라보고 있다. 정규리그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 우승 마무리를 향하고 있다. 정해영의 2024시즌이 해피엔딩이 될 것인지 궁금해진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