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가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에서 영입한 유망주 투수 이종준(23)이 시즌 막판 불펜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이종준은 8월에 평균자책점 0, ‘제로 사나이’로 활약하고 있다.
29일 잠실 KT전, 마무리 유영찬이 8회 1사 2루에서 등판해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5-8 역전을 허용한 뒤 1사 1루에서 강판됐다. 이종준이 공을 넘겨 받아, 1루 주자의 2루 도루 실패와 장성우를 삼진으로 잡으며 이닝을 마쳤다.
이종준은 9회 황재균을 헛스윙 삼진, 오재일을 2루수 땅볼로 2아웃을 잡고서 임준형으로 교체됐다. 1이닝 2탈삼진 무실점. 염경엽 감독은 30일 KT와 경기에 앞서 이종준에 대해 “오늘 승리조로 쓰기 위해 어제 투구 수 16개에서 교체했다”며 9회 2아웃에서 교체된 이유를 설명했다.
불펜 알바로 나선 에르난데스가 29일 1이닝(1피안타 3탈삼진)을 던진 후 팔 근육 뭉침 증세로 30일에는 등판하지 못하게 됐다. 이종준이 승리조로 대기했다.
염 감독은 “이종준을 계속 필승조로 쓸 생각을 하고 있다. 조금이라도 가능성 있는 카드가 있다면 써야 한다. 그래야 필승조가 만들어진다. 작년에도 이렇게 하나씩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종준은 3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경기에서 11-6으로 앞선 9회말 등판했다. 선두타자 심우준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앞 타석에서 홈런을 친 로하스를 144km 직구로 1루수 뜬공으로 아웃을 잡았다.
김민혁의 타구는 2루수 땅볼, 그런데 2루수 구본혁이 2루로 던진 것이 악송구가 됐다. 3루 파울지역까지 빠지면서 1루에 있던 주자는 2루,3루를 거쳐 홈까지 뛰어 득점을 올렸다. 김민혁은 2루까지 진루. 병살타로 끝날수도 있는 상황이 실점까지 했다.
이종준은 1사 2루에서 강백호를 직구-커브-체인지업을 던져 2루수 땅볼로 2아웃을 잡았다. 황재균을 슬라이더(133km)로 헛스윙 삼진으로 잡으며 경기를 매조지했다.
이종준은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9라운드 81순위로 NC의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2군에서 뛰다가 2022년 일찌감치 현역으로 입대, 군 복무를 마치고 2023년 후반기 팀에 복귀했다.
LG는 지난해 11월 부활된 2차 드래프트에서 1군 등판 기록이 하나도 없는 육성선수 신분인 이종준을 유일하게 영입했다. 2021년 2군에서 8경기 출장했다. 제대 후 10월 교육리그에서 몇 차례 등판했고, LG와 경기에서 인상적인 투구를 보여 낙점됐다.
신체조건이 191cm, 93kg으로 좋다. 직구 구속은 140km 중반, 우완 정통파 투수다. 이종준은 4월 중순 콜업돼 4월 18일 롯데전에서 데뷔전을 치렀고, 1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4월 5경기 평균자책점 3.86, 5월 5경기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고, 5월 중순에 2군으로 내려갔다. 한 달 정도 기본기와 투구 밸런스 훈련으로 조정을 하고서 퓨처스리그에서 선발로 뛰었다. 5경기 선발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2.40(15이닝 4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9일 다시 1군에 콜업된 이종준은 추격조 역할로 출장했는데, 등판 때 마다 실점없이 깔끔한 투구를 이어갔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6~148km까지 나온다.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8월 8경기에 등판해 9이닝 4피안타 2볼넷 9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하고 있다. 30일 KT전에서 수비 실책으로 비자책 실점을 하면서 8월 평균자책점은 0이다. LG 불펜이 지난해와 달리 약해진 상황에서 시즌 막판 이종준에게 좀 더 중요한 임무가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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