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에서 20년 만에 ‘10승 20세이브’ 진기록이 나왔다. 그런데 KBO 최초로 ‘10승 20홀드’ 대기록도 가능할까.
프로야구 KT 위즈 마무리 투수 박영현은 20년 만에 ‘10승-20세이브’ 대기록을 달성했다. 박영현은 지난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경기에 4-4 동점인 8회 2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 1⅓이닝 무실점으로 구원승을 기록했다.
2사 만루에서 등판한 박영현은 오스틴을 1루수 파울플라이 아웃을 잡아 실점 위기를 넘겼다. 이어 9회 문보경을 삼진, 최원영을 우익수 뜬공, 박동원을 좌익수 뜬공으로 끝냈다. KT가 연장 10회초 4점을 뽑아 8-4로 리드를 잡았고, 10회말 우규민으로 등판해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박영현이 승리 투수가 됐다.
이미 21세이브를 기록 중인 박영현은 10승을 달성하며 한 시즌 ‘10승 20세이브’ 진기록을 세웠다. 역대 11번째 기록, 2004년 조용준(현대) 이후 20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그런데 KT 불펜 투수 김민도 진기록에 도전하고 있다. 최초 ‘10승 20홀드’다. 지금까지 불펜 투수가 한 시즌에 ‘10승 20홀드’를 기록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불펜 투수가 10승을 기록하기는 쉽지 않다. 2011년 안지만(삼성)이 불펜으로 뛰며 11승을 거뒀는데, 홀드가 17개였다. 한화 정우람은 2008년 SK 시절 9승 25홀드를 기록한 적이 있다. 지난해 SSG 노경은이 9승 30홀드를 기록해 1승이 모자랐다.
2018년 1차지명으로 KT에 입단한 김민은 지난해까지 통산 홀드는 단 3개 뿐이었다. 2019년 선발 투수로 활약하며 27경기(150⅔이닝) 6승 12패를 기록했고, 2021년 상무에 입대해 군 복무를 마치고 2022시즌 후반기 복귀했다. 지난해 16경기에서 1승 2패 평균자책점 6.83으로 부진했는데, 올 시즌 불펜 투수로 재능을 꽃피우고 있다.
김민은 올 시즌 61경기에 등판해 8승 2패 18홀드를 기록하고 있다. 2승과 2홀드를 추가하면 대기록이 가능하다. 불펜 필승조로 동점 상황에서도 자주 등판하기에 도전해 볼만 하다.
이강철 감독은 29일 잠실구장에서 박영현의 기록을 이야기하다 “김민도 10승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10승 20홀드는 없지 않은가. 중간으로 뛰면서 홀드를 많이 하지 승리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10승 20세이브에 이어 10승 20홀드도 하게 해볼까"라고 웃으며 말했다. 불펜의 필승조, 마무리가 10승 가까이 기록하는 것은 이채로운 기록이다. 투수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의미.
이강철 감독은 “우리 방망이가 안 터지니까, 민이와 영현이가 승리가 많았다. 8회 2아웃에서 영현이가 나갈 때가 많았다. 영현이가 잘 막고, 끝내기로 이기면 영현이가 승리 투수가 됐다. 민이도 중간에 좀 당겨서 나가서 던져 승리 투수가 되고, 영현이가 블론 하고 버티면 끝내기로 이기고 그런 게 되게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올해 우리 팀이 그럴 수 밖에 없다. 선발이 너무 없어서 이기는 경기에는 어떻게든 둘이 나가서 이겨야 하니까 쓸 수 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민이가 승이 많아지더니, 나중에 영현이가 따라가더라. 둘이 다승왕 경쟁하냐 그랬다. 우리 선발보다 승이 훨씬 많았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민은 28일 LG전에서 1-1 동점인 7회 1사 1,2루에서 등판해 2아웃을 잡은 후 문보경에게 슬라이더를 던졌다가 스리런 홈런을 허용했다. 이 감독은 “슬러브 라고 볼 수도 있는데 본인은 슬라이더라고 한다. 슬라이더가 제일 강점이면서 홈런도 슬라이더를 제일 많이 맞는다. 홈런 4개를 모두 슬라이더로 맞았다. 포심에서 투심으로 바꾼 뒤로는 직구는 장타를 맞더라도 좌중간 우중간으로 빠지는 타구로 홈런은 안 맞는다. 슬라이더를 많이 던지고, 그걸로 삼진도 많이 잡는다”고 말했다.
김민은 29일 LG전에서 8-5로 역전한 8회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18번째 홀드를 기록했다. 남은 19경기에서 2승 2홀드를 추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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