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5위 경쟁이 예측 불가로 흘러가고 있다. 1경기 차이로 바짝 붙어있는 5~7위 KT 위즈, SSG 랜더스, 한화 이글스가 나란히 동반 패배를 당했다. 3개팀 모두 경쟁팀 패배에 안심하는 한편 치고 나갈 기회를 놓친 아쉬움이 클 듯하다.
5위 KT는 지난 27일 잠실 LG전에서 1-6으로 패했다. LG에 강한 좌완 웨스 벤자민이 선발로 나섰지만 실책이 겹쳐 5이닝 6피안타 2볼넷 1사구 2탈삼진 4실점(2자책) 패전을 안았다. 안타 7개, 볼넷 3개로 10번 출루했지만 1득점에 그친 타선 응집력이 아쉬웠다.
6위 SSG는 광주 KIA전에서 4-10, 5회 강우콜드 패배를 당했다.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가 3이닝 9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2탈삼진 7실점 조기 강판되면서 일찌감치 경기 흐름을 내줬다. 5회 타선이 4득점을 내며 따라붙었지만 비로 경기가 끝났다.
최근 기세가 뜨거웠던 7위 한화도 사직 롯데전에서 1-3으로 역전패했다. 선발 문동주가 6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8회 필승조 한승혁과 김서현이 집중타를 맞고 3점을 내줬다. 타선도 롯데 마운드에 막혀 1득점에 그쳤다.
KT는 투수진의 힘을 앞세워 5위 싸움의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보였으나 8월 들어 10승12패(승률 .455)로 주춤하고 있다. 8월 팀 OPS 8위(.761)로 타선이 아쉽다. 무득점 3경기, 1득점 3경기, 2득점 3경기로 2득점 이하가 9경기로 타선 기복이 크다.
SSG는 7승15패(승률 .318) 8월 월간 순위 9위로 처져있다. 팀 평균자책점 10위(6.25), OPS 9위(.725)로 투타 전부 사이클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7월까지 유지해온 5할 승률이 무너진 뒤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역전패 9번으로 불펜 힘이 크게 떨어졌다.
한화는 8월에 13승8패(승률 .619)로 월간 2위에 오를 만큼 페이스가 가장 좋다. 하지만 8월 피타고리안 승률은 5위(.518)로 실제 승률이 1할 이상 높다. 바꿔 말하면 벤치 운영의 묘와 운이 따른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페이스가 한 번 꺾일 시점이 됐다.
KT, SSG, 한화 모두 이제 잔여 경기가 25경기 안으로 들어왔다. 매 경기가 갖는 무게감이 크다. 다만 올해는 역대급 리그 전력 평준화로 인해 이른바 ‘승리 자판기’ 팀이 없다. 1위는 KIA가 8부 능선을 넘었지만 2~4위 삼성, LG, 두산도 각각 2경기, 2.5경기 차이로 경쟁 중이다. 시즌 마지막까지 모든 팀들이 전력으로 싸우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는 살얼음판으로 흘러간다.
8위 롯데도 5위 KT에 3경기 차이로 아직 완전히 포기할 시점은 아니다. 롯데는 잔여 일정이 28경기로 가장 많이 남아있다. 한화전 7경기, KT전·SSG전 각각 3경기씩 남겨두고 있어 어쩌면 5강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27일까지 5위 KT의 승률은 4할8푼8리. 2015년부터 시작된 10개 구단 체제에서 5할 미만 승률로 5위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을 따낸 팀은 2015년 SK(.4859), 2016년 KIA(.490), 2018년 KIA(.4861), 2022년 KIA(.490)가 있다. 2015년 SK보다 낮은 역대 최저 승률 5강 팀이 나올 수도 있는 흐름이다. 그만큼 예측하기 어려운 대혼돈으로 빠져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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