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먹튀’로는 앤서니 렌던(34·LA 에인절스), 크리스 브라이언트(32·콜로라도 로키스)가 있다. 둘 다 크고 작은 부상으로 100경기 이상 소화한 적이 없다. 렌던은 7년 2억4500만 달러 대박 계약을 한 뒤 5년간 11번이나 부상자 명단에 올라 결장 경기가 훨씬 많고, 7년 1억8200만 달러에 계약한 브라이언트도 3년간 8번의 부상자 명단으로 유리몸 선수가 되어버렸다.
렌던과 브라이언트에게 가려진 FA 먹튀가 있으니 바로 하비에르 바에즈(32·디트로이트 타이거스)다. 바에즈의 경우 계약 첫 2년간 144경기, 136경기를 출장하며 큰 부상 없이 건강하게 뛰었는데도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고, 올해는 결국 부상으로 시즌을 먼저 마무리하게 됐다.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MLB.com’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바에즈는 오른쪽 고관절 수술로 시즌 아웃 결정됐다. A.J. 힌치 디트로이트 감독은 “우리는 바에즈를 바로잡아야 한다. 수술로 민첩성과 기동성을 찾는다면 큰 진전이 될 것이다. 긴 과정이 되겠지만 성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바에즈는 지난 24일 요추와 고관절 염증으로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27일 60일짜리 부상자 명단으로 옮겨졌다. 바에즈는 6월에도 요추 염증으로 한 달간 결장한 바 있었다.
27일까지 시즌 66승66패(승률 .500)로 아메리칸리그(AL) 와일드카드 6위에 올라있는 디트로이트는 3위 미네소타 트윈스(72승59패 승률 .550)에 6.5경기 차이로 뒤져있다 포스트시즌도 어려워진 상황이라 바에즈의 수술 및 시즌 아웃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냉정하게 말해 바에즈는 전력에 마이너스가 된 지 오래다. 2016년 시카고 컵스 월드시리즈 우승 주역으로 올스타에도 두 번 선정된 특급 유격수 출신 바에즈는 2021년 12월 FA 자격을 얻어 디트로이트와 6년 1억4000만 달러 대형 계약을 체결했지만 먹튀로 전락했다. 2022년 144경기 타율 2할3푼8리(555타수 132안타) 17홈런 67타점 OPS .671로 부진하더니 지난해 136경기 타율 2할2푼2리(510타수 113안타) 9홈런 59타점 OPS .593으로 더 부진했다.
올해는 80경기 타율 1할8푼4리(272타수 50안타) 6홈런 37타점 OPS .516로 커리어 최악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20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325명 중 타율 321위, OPS 322위로 메이저리그 최악의 타자로 전락했다. 올해 연봉이 2500만 달러(약 333억원)인데 50안타를 쳤으니 안타 하나당 가격이 6억6600만원에 달한다.
올해는 고관절 상태도 좋지 않으면서 수비까지 공수에서 최악의 퍼포먼스를 냈다. 수술을 통해 몸을 회복하고 재기를 노려야 한다. 힌치 감독은 “바에즈가 건강을 회복하는 게 최우선이다. 최고 선수의 기량을 이끌어내기 위해선 건강해야 한다”며 “디트로이트에서 그의 커리어가 정말 힘든 시기를 보낸 건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렇다고 변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이번 수술을 계기로 바에즈가 건강을 찾고, 우리가 알고 있던 방식으로 경기력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부활을 기대했다.
미국 CBS스포츠는 ‘고관절 수술로 바에즈 커리어 최악의 시즌이자 6년 1억4000만 달러 처참한 계약의 3번째 시즌이 끝났다. 바에즈의 계약은 3년 7300만 달러가 남아있고, 그가 크게 반등하지 않는 한 디트로이트 내야에 그를 위한 자리는 없다. 잭 플래허티 트레이드를 통해 LA 다저스로부터 받은 유망주 트레이 스위니를 주전 유격수로 기용할 수 있게 됐다. 스위니는 1라운드 출신 유망주로 오랫동안 유격수 자리에서 뛸 수 있는 선수’라며 바에즈가 이번 수술로 디트로이트의 전력 외 선수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