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한화’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27일 사직 롯데전에서 1-3으로 패했다. 4연승 도전은 실패했다. 지난 23~25일 잠실 두산전에서 2005년 이후 19년 만의 스윕승을 거둔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특히 17경기 14승3패, 무려 8할2푼4리의 승률을 기록하게 만든 ‘썸머 블루 유니폼’을 입고도 막강했던 불펜이 8회에 무너지며 역전패와 마주했다.
하지만 최근의 한화는 회복 탄력성이 강한 팀이다. 7월 23일부터 8월 2일까지 7연승을 질주한 뒤 연승이 끊겼지만 승패를 반복했다. 8월 10~13일 3연패를 당했지만 연패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이후 4연승과 3연승을 차례대로 달렸다.
한화는 이러한 회복 탄력성 덕분에 5강 경쟁에 합류했다. 5위 KT와 승차는 1경기. 이날 KT가 LG에 패했기에 만약 롯데전을 승리해서 4연승을 달렸다면 한화는 KT 승차를 완전히 지울 수 있었다.
그러나 한화는 최근 그랬듯이 회복을 위해 총력전을 펼친다. 외국인 투수 라이언 와이스와 하이메 바리아가 모두 4일 휴식을 취하고 마운드에 오른다. 무리한 총력전이 아니다. 납득할 수 있는 4일 휴식 총력전 선택이다.
한화는 당장 5선발 자리가 공석이다. 김기중이 한동안 5선발 역할을 했지만 지난 15일 대전 LG전 4이닝 9피안타(2피홈런) 3볼넷 10실점으로 난타 당한 이후 재정비를 하고 있다. 21일 청주 NC전에는 육성선수 출신 김도빈이 전격 선발 등판해 데뷔전을 치렀지만 10개 연속 볼을 던지며 곧바로 말소됐다.
22일 청주 NC전이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와이스-바리아-류현진의 등판 일정이 두산전으로 밀렸다. 문동주가 당초 4일 휴식 등판을 해야 했지만 이날 27일 경기 선발 등판했다. 지난 주는 5선발 없이 버텼지만 이번 주 취소 경기가 없다면 5선발 한 자리를 채워야 했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와이스와 바리아의 4일 휴식을 택했다. 당장 잔여경기 일정을 보면 한화는 29일까지 사직 롯데 3연전을 치른 뒤 30일 하루 휴식을 취하고 31일 대전 KT전을 치른다. 9월 1일도 휴식일이다. 한 턴 정도만 4일 휴식 등판을 하며 이후 로테이션은 정상적으로, 또 휴식도 적절히 취하면서 나설 수 있다. 총력전이지만 무리수는 아닌 셈이다.
4일 휴식 등판은 한 차례 있었다. 7월 9일 고척 키움전에서 7이닝 97구 5피안타 2볼넷 1사구 6탈삼진 2실점(1자책점)을 기록한 뒤 7월 14일 대전 LG전에서 6⅓이닝 9피안타 2볼넷 7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했다.
하지만 지난 23일 두산전, 와이스는 87개의 공만 던지고 내려왔다. 지난 4일 휴식 등판보다 여건은 좋다. 롯데전은 첫 등판이다.
펠릭스 페냐의 대체선수 바리아는 14경기 5승4패 평균자책점 5.05로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와이스보다 많은 경기에 등판했지만 퀄리티스타트는 3차례에 불과하다. 아울러 바리아는 4일 휴식 등판에서 3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6.75에 불과하다. 롯데전 역시 6월 28일 사직 롯데전에서 4⅔이닝 8피안타 3볼넷 8탈삼진 4실점으로 썩 좋지 않았다.
벤치의 의지는 선수들에게 전달됐다. 이제 이 선수들이 5강을 위해 사활을 걸고 던져주기를 기도하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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