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걱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는데, 위기는 예기치 못한 곳에서 찾아왔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정규시즌 막바지, 대체 외국인 선수를 구해야 할 실정이다. 문제는 이 선수는 가을야구를 뛸 수도, 당장 미래를 기약할 수도 없다.
KIA는 24일 창원 NC전을 2-0으로 승리했다. 하지만 KIA는 승리의 기쁨을 만끽할 수 없었다. 선발 등판한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모두가 예기치 못한 부상을 당했기 때문.
네일은 6회말 선두타자 데이비슨의 강한 타구에 얼굴을 맞았다. 타구가 턱을 직격했고 네일은 얼굴을 감싸쥐었다. 이후 곧바로 라커룸으로 뛰어 들어갔고 트레이너가 뒤따랐다. 응급 상황으로 인근 창원삼성병원으로 이동해 검진을 받았지만 구단은 안 좋은 상황을 예상하고 있었다. 치아 쪽에 공을 직접 맞지 않은 게 불행 중 다행. 하지만 골절 소견을 피할 수 없었다.
KIA는 25일, “네일 선수는 지난 24일 삼성창원병원에서 MRI 검진 결과 턱관절 골절 소견을 받았으며, 오늘(25일) 오전 서울 아산병원에서 턱관절 고정술을 받을 예정이다”라며 “정확한 재활 기간은 수술 후 경과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발표했다.
승리를 했지만 잃은 게 많은 경기였다. 정규시즌 막판 가장 중요한 레이스가 남아있는데 올해 26경기 12승5패 평균자책점 2.53의 성적을 거둔 리그 최정상의 에이스가 없다. 시즌 내내 선발진 때문에 애를 먹었고 이를 나름 성공적으로 버텨나갔지만 네일의 이탈은 체감이 다르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네일이 이탈한 선발진 한 자리를 채워야 하는데, 국내 선수로 채우는 것은 버거울 수밖에 없다. ‘난세 영웅’이 툭 튀어나온다면 다행이지만, 이런 극적인 상황을 기대하는 것은 어쩌면 욕심일 수 있다.
결국 일시 대체 외국인 선수 제도를 활용하는 방법 밖에 없다. 올 시즌부터 도입된 대체 선수 제도. 기존 외국인 선수가 6주 이상의 부상 진단을 받을 경우 일시 대체 선수 계약을 맺을 수 있다. 대체 선수로 활약을 펼치면 기존 외국인 선수를 교체해서 정식 선수 계약을 맺을 수 있다. 올해 한화 이글스의 라이언 와이스가 이런 케이스다. 와이스는 리카르도 산체스의 일시 대체 선수였지만 정식 선수 계약을 맺으며 생존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들어오는 대체 선수는 가을야구를 뛸 수 없다. 8월 15일 이전에 외국인 선수 교체 등록을 마쳐야 포스트시즌에 나설 수 있다. KIA가 네일의 대체 선수를 알아본다면, 이 선수는 가을야구에서 던질 수 없고 한 달 가량 ‘단기 아르바이트’만 해야 한다. 미래를 기약할 수도 없다.
또 소속팀이 있는 선수라면 이적료를 지불해서 데려와야 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다. 시간과 비용도 적지 않게 소모된다. 현재 소속이 없는 선수를 데려오는 게 최선이지만, 이럴 경우 선수의 기량을 장담할 수도 없고 위험부담도 크다. 대체 선수가 없으면 당장 선발진이 걱정이고 또 데려온다고 하더라도 어떤 선수가 올지 장담할 수 없다. 윌 크로우의 대체 선수로 합류했던 캠 알드레드는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아쉬움을 남기고 정식 계약 전환에 실패했다.
KIA가 정규시즌 우승에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는 것은 맞다. 2위 삼성과 6.5경기, 3위 LG와도 7.5경기 차이다. 절대적으로 유리하지만 안심할 수 없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네일의 부상으로 팀이 휘청거릴 가능서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풍파를 최소화하는 게 앞으로 KIA 구단, 이범호 감독이 해야 할 일이다. 과연 KIA는 어떤 결정을 내릴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