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이 구단 최초로 30홈런-100타점 기록을 달성했다. LG 레전드 이병규도 이루지 못한 기록을 최초로 작성했다.
오스틴은 24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5타수 4안타 2홈런 4타점으로 맹활약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오스틴은 1회 1사 3루에서 중전 적시타로 선제 타점을 올렸다. 시즌 108타점. 4-0으로 앞선 4회, 오스틴은 1사 1루에서 키움 선발 김윤하의 커브(126km)를 끌어당겨 좌측 담장을 라인드라이브로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시즌 29호 홈런이었다.
오스틴은 8회 2사 후 이명종의 슬라이더(129km)를 공략해 또다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30홈런, 111타점째를 기록했다.
이로써 오스틴은 LG 최초로 한 시즌 '30홈런-100타점' 기록을 달성했다. KBO 통산 87번째 기록이지만 LG 선수로는 첫 주인공이 됐다.
LG는 전통적으로 거포 타자가 드물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두산은 타이론 우즈, 김재환 등 홈런왕을 배출했지만, LG는 홈런왕은 커녕 30홈런 타자도 손에 꼽을 정도다.
1999년 이병규가 30홈런-99타점을 기록한 것이 가장 근사치였다. 타점 1개가 모자라 ‘30홈런-100타점’이 무산됐다. 2020년 외국인 타자 로베르토 라모스는 38홈런으로 LG 역대 최다 홈런 신기록을 세웠는데, 타점은 86개에 그쳤다. 지난해 LG를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우승 청부사 오스틴이 새 역사를 만들었다.
오스틴은 경기 후 기록에 대한 소감으로 “분명히 굉장히 성취가 있는 기록이다. 그런데 솔직히 그것보다 중요한 거는 오늘 엔스 선수가 드디어 10승을 채웠다는 것이다. 그 다음에 우리가 아직 갈 길이 남았기 때문에 팀하고 함께 자신있게 나아가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팀 퍼스트 정신을 보여줬다.
오스틴은 지난해 LG 유니폼을 입고 139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1푼3리(163안타) 23홈런 95타점 87득점 OPS .893을 기록했다. 올해는 더 업그레이드 됐다. 24일 현재, 오스틴은 116경기 타율 3할1푼4리(138안타) 30홈런 111타점 84득점 OPS .971을 기록하고 있다. 타점 1위, 홈런 4위다.
오스틴은 “올해 시즌 들어가면서 부담감이 어느 정도 있었다. 왜냐하면 작년에 한 것이 있었기 때문에 다들 그것 이상을 기대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부담이 많이 됐는데 에이전트, 미국에서 훈련해 봐주는 개인 코치, 주변에서 연락이 많이 와서 하던 대로만 하면 잘할 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기록을 내야지 점수 내야지 이것보다는 야구를 다시 즐기자는 마음가짐으로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휴스턴 팬인 오스틴은 “크레이그 비지오, 제프 배그웰, 랜스 버크먼을 보며 꿈을 키웠다. 배그웰처럼 치려고 노력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아내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표현했다. 오스틴의 아내는 소프트볼 선수 출신이다. 오스틴은 “아내가 항상 매일같이 도와주고 있다. 아내가 소프트볼 선수 출신이어서 개인 타격 코치도 해주고, 타격하는 것도 일일이 다 분석하고, 어떻게 해야 되고 마인드 등 일일이 전부 다 코칭을 해주기 때문에 아내를 최우선적으로 감사해야 될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오스틴은 LG 최초 타점왕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타점 부문에서 2위 NC 데이비슨(95개), 3위 SSG 에레디아(94개), 공동 4위 KT 로하스(93개), KIA 최형우(93개)에 크게 앞서 있다.
LG는 25경기가 남아 있다. 오스틴은 LG 역대 한 시즌 타점 신기록도 정조준하고 있다. 2018년 채은성(현 한화)과 2020년 김현수가 기록한 119타점이 최고 기록. 앞으로 9타점을 추가하면 신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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