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30)가 메이저리그 역사를 새로 써내려 가고 있다.
오타니는 지난 24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해 5타수 2안타 1홈런 4타점 1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4회말 시즌 40호 도루를 성공시킨 오타니는 9회 끝내기 만루홈런으로 시즌 40호 홈런을 쏘아올리며 데뷔 첫 40홈런-40도루를 달성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타자 842경기 타율 2할7푼7리(2983타수 827안타) 211홈런 529타점 525득점 126도루 OPS .934, 투수 86경기(481⅔이닝)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하고 있는 오타니는 명실상부 메이저리그 최고의 슈퍼스타다. 2021년과 2023년 만장일치로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했지만 지난해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아 올해는 타자에만 전념하고 있어 시즌 시작 전에는 올해 MVP 수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렇지만 타자에 전념하는 오타니는 모두의 상상을 넘어서는 파괴력이 있었다. 올 시즌 126경기 타율 2할9푼2리(500타수 146안타) 40홈런 92타점 97득점 40도루 OPS .992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역대 6번째 40홈런-40도루 달성자가 됐다. 예상을 뛰어넘는 활약으로 현재는 가장 유력한 내셔널리그 MVP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40홈런-40도루 기록이 MVP 수상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MVP를 수상하지 못한 사례가 더 많았다. 메이저리그 최초로 40홈런-40도루를 달성한 1988년 호세 칸세코(당시 오클랜드)는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했지만 이후 1996년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42홈런-40도루, 내셔널리그 MVP 투표 5위), 1998년 알렉스 로드리게스(시애틀, 42홈런-46도루,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 9위), 2006년 알폰소 소리아노(워싱턴, 46홈런-41도루, 내셔널리그 MVP 투표 6위)는 모두 MVP 수상은 커녕 MVP 투표에서 상위권에 오르지도 못했다.
지난해에는 오랜만에 MVP를 수상한 40홈런-40도루 달성자가 나왔다.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가 159경기 타율 3할3푼7리(643타수 217안타) 41홈런 106타점 149득점 73도루 OPS 1.012를 기록하며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40홈런-70도루를 달성하고 만장일치로 내셔널리그 MVP를 수상하는데 성공했다.
40홈런-40도루를 달성한 오타니는 이미 내셔널리그 MVP 예상에서 가장 앞서나가고 있다. 마르셀 오수나(애틀랜타)가 128경기 타율 3할8리(481타수 148안타) 37홈런 94타점 80득점 OPS .967을 기록하며 트리플크라운 달성 가능성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오타니가 크게 앞서나가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만약 오타니가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50홈런-50도루를 달성한다면 사실상 MVP 수상을 확정할 수 있다. 오타니는 현재 딱 50홈런-50도루 페이스를 기록중이다.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사상 첫 50홈런-50도루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 메이저리그를 비롯해 한국, 일본, 대만 등 주요 프로야구리그에서 50홈런-50도루를 단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다.
아메리칸리그에서 두 차례 만장일치 MVP를 수상한 오타니는 올해 내셔널리그 MVP를 수상한다면 역대 두 번째 양대리그 MVP 수상자가 된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양대리그 MVP를 수상한 선수는 프랭크 로빈슨이 유일하다. 로빈슨은 1961년 신시내티에서 내셔널리그 MVP, 1966년 볼티모어에서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했다. 만약 오타니가 올해도 만장일치로 MVP를 수상한다면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양대리그 만장일치 MVP 수상이라는 대업을 이룰 수 있다.
또한 역사상 최초로 지명타자로서 MVP의 벽을 허물 수도 있다. 1973년 지명타자 제도가 도입된 이래 순수 지명타자가 MVP를 수상한 사례는 없다. 지금까지 가장 MVP에 근접했던 지명타자들은 1993년 폴 몰리터, 2000년 프랭크 토마스, 2005년 데이빗 오티스로 모두 MVP 투표 2위에 머물렀다. 오타니는 에인절스 시절 지명타자로 뛰며 MVP를 수상하기는 했지만 투수로도 뛰었기 때문에 순수 지명타자로 볼 수는 없다.
매순간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오타니가 올해 또 어떤 기적을 만들어낼지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