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가장 먼저 불이 켜지던, 그의 자리를 기억하겠습니다". '삼시세끼', '신서유기' 시리즈를 함께 한 이주형 PD가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사망하며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이주형 PD는 지난 22일 0시 25분께,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도로에서 향년 35세의 짧은 나이에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방송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주형 PD는 이날 야근을 마치고 택시를 타고 퇴근하던 중 참변을 당했다. 사고 당시 고인이 타고 있던 택시가 상암동 사거리에 주차된 버스와 주행 중이던 경차를 들이받는 교통사고를 낸 것이다.
사고 택시는 현장에서 반파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차된 버스에는 탑승자가 없었고, 경차 운전자는 다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택시 운전수는 경상을 입었다. 그러나 이주형 PD는 현장에서 사망했다. 더욱이 그의 아내가 첫 아이를 임신해 오는 12월 출산을 앞두고 있어 비통함을 더했다.
이주형 PD는 2016년 CJ ENM에 입사하며 tvN 제작 PD로 방송계에 입문했다. 이후 tvN 인기 예능 '삼시세끼' 시리즈 고창 편, '신서유기' 시리즈의 시즌2, 시즌3에 참여하며 경험을 쌓았다. 또 다른 tvN 인기 시리즈 예능 '대탈출' 시즌4에도 참여했다.
이 밖에도 그는 야구선수 류현진의 MLB 에이스로 성장 과정을 다룬 tvN 다큐멘터리 '코리안 몬스터', 품격 잇는 지식 아카이브를 표방하는 tvN 교양 쇼 '어쩌다 어른' 시리즈는 물론 지금은 사라진 tvN 간판 공개 코미디 쇼 '코미디 빅리그' 등에 함게 하며 역량을 넓혔다.
지난해 7월 이주형 PD는 보더리스 필름으로 이직했다. 보더리스 필름은 OTT 플랫폼 쿠팡플레이가 인수한 영상제작사다. 이를 통해 이주형 PD는 tvN 뿐만 아닌 디즈니+에서도 스포츠 다큐멘터리 '풀 카운트'를 선보였다.
이에 참담한 고인의 비보에 선배 PD들의 추모가 잇따랐다. 24일 OSEN 취재 결과, 방송 관계자들에 따르면 '삼시세끼', '신서유기' 등을 이끈 나영석 PD는 물론 신효정 PD와 박현용 PD, 윤인회 PD 등 이주형 PD와 생전 '신서유기'를 함께 했던 PD 7명 일동이 비보에 심경을 표했다.
이들은 "이주형 PD는 맡은 일에 누구보다 큰 책임감을 가지고, 항상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달리던 성실한 후배였다. 항상 가장 먼저 불이 켜지던, 늘 프로그램에 필요한 것들을 세심하게 체크하고 정돈해 두었던, 그의 자리를 기억하겠다. 이주형 PD와 함께 신서유기를 할 수 있어서 기뻤다"는 애도의 글을 남겼다.
보더리스필름의 포회사 쿠팡플레이 측 관계자 또한 24일 오전 OSEN에 "이주형 PD가 22일 퇴근길 교통사고로 안타깝게 사망했다. 오늘(24일) 발인식이 진행되고, 갑작스러운 소식에 다들 경황이 없는 상태다. 이주형 PD가 속해 있던 보더리스필름은 쿠팡플레이 프로덕션의 자회사로 예능을 비롯해 다양한 분야의 콘텐츠를 만들던 곳이다. 예능 외에도 여러가지 추진하던 업무가 있었다"라고 밝혔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시 구로구 고척동에 위치한 구로성심병원 장례식장 6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이날 오후 2시에 엄수됐다. 이 밖에도 고인이 생전 만들어둔 블로그에는 소식을 접하고 추모하는 네티즌들이 댓글로 애도를 표했다.
/ monamie@osen.co.kr
[사진] 故 이주형 PD 블로그 발췌, tvN·디즈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