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0경기 타율 1할대로 부진했던 천재타자가 결정적 한방을 날리며 그 간의 마음고생을 제대로 씻어냈다.
프로야구 KT 위즈 간판타자 강백호(25)는 지난 23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12번째 맞대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6타수 1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하며 팀의 짜릿한 11-6 역전승을 견인했다.
경기 전까지 최근 9경기 타율 1할9푼2리(26타수 5안타), 8월 월간 타율 2할3푼7리(59타수 14안타)의 슬럼프에 빠져 있었던 강백호. 이날도 홈런이 터지기 전까지 방망이가 무뎠다. 1-1로 맞선 2회초 3루수 파울플라이를 시작으로 1-2로 뒤진 4회초 2루수 땅볼, 2-2로 맞선 6회초 3구 헛스윙 삼진으로 여전히 감을 찾지 못한 모습이었다.
강백호는 네 번째 타석에서 마침내 천재타자의 위용을 되찾았다. 2-3으로 끌려가던 7회초였다. 선두타자 천성호, 장성우가 연속 안타로 무사 1, 3루 밥상을 차린 가운데 황재균이 이로운의 초구에 1타점 동점 2루타를 날렸다. 이어 이날 홈런 두 방을 날린 문상철이 자동고의4구에 가까운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 만루를 채웠다. 문상철을 거르고 부진에 빠져 있는 강백호를 고른 SSG 벤치였다.
중계를 맡은 SPOTV 이성우 해설위원은 “그래도 강백호는 조심해야 한다. 부진 중이지만 그래도 강백호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다르다”라고 SSG 마운드에 우려를 표했다. KT 이강철 감독도 “부진해도 강백호가 아닌가. (강)백호가 등장하면 투수 입장에서는 긴장할 수밖에 없다. 상대하기 까다로울 것”이라고 신뢰를 보이며 부진한 강백호를 꾸준히 기용해왔다.
강백호는 바뀐 투수 서진용을 만나 2B-1S의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다. 그리고 4구째 143km 직구를 제대로 받아쳐 비거리 115m 좌월 역전 만루홈런으로 연결했다. 8월의 첫날 수원 한화 이글스전 이후 약 3주 만에 나온 시즌 25번째 홈런이었다. 강백호는 그 동안 설움이 컸는지 방망이를 집어던진 뒤 손으로 가슴을 세게 치며 포효했다. 장성우, 황재균 등 선배들은 홈으로 들어온 강백호의 헬멧을 작심(?)하고 내려치며 후배의 반등을 반겼다.
강백호는 결정적 그랜드슬램으로 홈런 부문 공동 7위로 올라섰고, 5위 쟁탈전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다. 팀을 시즌 58승 2무 60패 단독 5위로 이끈 값진 한방이었다.
마운드의 히어로는 마무리 박영현이었다. 7-6으로 근소하게 앞선 8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길레르모 에레디아, 한유섬 등 SSG 중심타선을 연달아 삼진으로 잡고 위기를 수습했다. 이후 11-6으로 리드한 9회말 오태곤, 대타 하재훈, 전의산을 손쉽게 삼자범퇴 처리, 팀의 5위 도약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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