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데려왔으면 어쩔 뻔했을까.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가 미친 존재감을 뽐냈다. 디아즈는 2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디아즈는 20일과 21일 포항 두산전에서 6번 타자로 나서 8타수 4안타 타율 5할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는 등 매서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박진만 감독은 디아즈의 4번 배치에 대해 “어느 정도 적응이 된 것 같다. 생소한 잠수함 투수를 상대로 대처하는 걸 보니 대처 능력도 향상된 모습이다. 그래서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디아즈는 2회 선두 타자로 나서 롯데 선발 애런 윌커슨을 상대로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4회 1사 1루서 두 번째 타석을 맞이한 디아즈. 윌커슨과 볼카운트 0B-1S에서 2구째 슬라이더(133km)를 잡아당겨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강민호가 월커슨을 상대로 좌중월 3점 홈런을 터뜨려 디아즈는 득점에 성공했다.
6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윌커슨과 풀카운트 끝에 삼진을 당한 디아즈.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8회 영양가 만점의 한 방을 날렸다.
이재현의 좌전 안타로 만든 1사 1루서 롯데 두 번째 투수 박진을 상대로 우중월 2점 홈런을 때려냈다.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직구(142km)를 공략해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려 버렸다. 5-3. 비거리는 무려 130m에 이르렀다.
디아즈의 투런 아치가 터지자 3루 측 삼성 관중석은 열광의 도가니였다. 반대로 1루 측 관중석에서 탄식이 쏟아졌다. 일부 롯데 팬들은 가방을 메고 짐을 챙겨 떠났다. 삼성은 롯데를 5-3으로 꺾고 주말 3연전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디아즈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 데뷔전을 잘 치렀다고 생각한다. 타자 친화적인 구장의 이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노력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동점 상황에서 어떻게든 최대한 공격적으로 하자는 마음이 컸다. 앞선 타석에서 안 좋은 공에 헛스윙하는 바람에 삼진을 당했는데 최대한 침착하게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만 가볍게 치자고 생각했다. 어떻게든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내고자 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는 2만 4000명이 관중석을 가득 메우며 올 시즌 19번째 매진을 기록했다. 만원 관중 속에서 결승 홈런을 터뜨린 디아즈는 “관중들이 되게 많이 들어왔다고 들었다. 관중들이 제게 보내주신 에너지를 최대한 즐기려고 했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관중들의 응원에 힘입어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삼성 선수들은 최근 모그룹으로부터 최신형 폴더블폰(갤럭시 Z 폴드6)을 선물 받았다. 동료들이 부러웠던 디아즈는 4회 우전 안타와 8회 우중월 2점 홈런을 치고 나서 폴더블폰을 연상케 하는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디아즈는 “폴더블폰 세리머니가 맞다. 주장 구자욱에게 안타 또는 홈런을 치고 나서 (폴더블폰 세리머니를) 해도 되냐고 물어보니까 그렇게 하라고 해서 했다”고 전했다. 구단 측에 따르면 디아즈는 경기 후 폴더블폰을 선물 받았다고 한다.
현재 타격감에 대해 “오자마자 한국 투수들에 대한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했다. 타석에 몇 번 들어가 보니 투수들이 어떻게 상대하는지 감이 왔다. 타순은 상관없다. 가장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