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프로의 무대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김나연(25, 삼성생명)이 ‘포텐’을 터트릴 준비를 마쳤다.
지난 2017년 개최된 ‘2017-18 여자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에서 1순위 최민주를 비롯해 총 14명이 프로구단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남아있는 선수는 단 한 명이다. 바로 8순위로 삼성생명에 지명된 김나연이다.
현재 삼성생명은 배혜윤, 이해란, 윤예빈, 이주연 등 주력선수들의 몸이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 하상윤 신임 감독은 그동안 기회가 없었던 선수들을 비시즌에 테스트하고 있다. 김나연은 23일 광신중과 연습경기서 모처럼 30분을 뛰면서 9점, 8리바운드로 가능성을 보였다.
경기를 마치고 만난 김나연은 “오늘 슛이 안 들어가서 아쉽다. 수비는 연습한대로 됐다. 남자선수와 연습을 하다보니 힘과 신장에서 차이가 난다. 그래서 박스아웃에 신경을 썼다”며 밝게 웃었다.
하상윤 감독은 “김나연이 신장이 좋아 리바운드를 기대하고 있다. 장신이면서 경기를 읽는 눈도 좋은 편”이라며 기대를 걸었다. 김나연이 이해란의 쉬는 시간을 책임질 수 있다면 삼성생명 선수층은 더 깊어진다.
180cm의 김나연은 포워드로서 신장이 좋은데다 외곽슛까지 갖춘 팔방미인이다. 하지만 정규리그 통산 61경기 출전으로 많은 기회를 얻지는 못했다. 포텐을 터트릴 수 있는 시기마다 부상이 겹쳤기 때문이다. 특히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를 수술하며 2021-22시즌을 통째로 날린 것이 아쉬웠다.
김나연은 “18년에 8순위로 뽑혔으니 팀에서 딱 중간 정도 나이다. 팀에 오래 있었지만 실제로 경기를 뛴 경험은 많이 없다. 원래 다치기 전까지 슈터였고, 궂은 일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감독님이 궂은 일을 주문하셔서 하려고 노력한다”고 다짐했다.
최근 2시즌 간 김나연의 팀내 비중은 점차 늘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14경기서 평균 7분을 뛰었다. 올해는 더 많은 역할도 기대된다. 시즌이 끝나면 FA가 된다는 동기부여도 크다.
김나연은 “특별히 FA라는 생각은 안하지만 매년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운동하고 있다. 매년 부상이 있어 아쉬웠다. 좀 쉬다오면 몸이 회복이 잘 안됐다. 올해는 안 다치도록 보강운동을 잘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평소 김나연은 섬세한 성격이다. 블로그를 운영할 정도로 글쓰기에도 취미가 있다. MBTI는 예술가가 많은 ISFP(모험가)다. 그는 “예술적 감각은 잘 모르겠다. 조용한 스타일이다. 쉴 때도 그냥 누워있는 편이다. 블로그에 일상을 일기 느낌으로 쓰고 있다”고 전했다.
구단에서도 올 시즌 김나연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김나연은 “부상없이 하루도 안 쉬고 운동하기를 목표로 잡았다. 지금까지는 계획대로 운동하고 있다. 구단에서 기대하시는 만큼 열심히 하겠다”며 운동화 끈을 묶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 삼성생명 농구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