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도울 방법을 찾겠다".
일본의 한국계 민족학교 교토국제고가 꿈의 무대인 고시엔대회를 제패하면서 KIA 타이거즈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2월 연습구를 지원했는데 덜컥 우승한 것이다. 구단은 우승 축하와 함께 새롭게 도울 방법을 찾고 있다. 교토국제고 야구가 더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겠다는 것이다.
교토국제고는 23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대회) 결승전에서 간토다이이치고교를 연장 승부치기끝에 2-1로 꺾었다. 야구부 창설 25년만에 첫 우승의 쾌거를 이루었다. 출전만 해도 가문의 영광이라는 일본 고교 최고 대회에서 교토지역 고교가 우승한 것은 68년만이다.
1947년 재일교포들이 민족교육을 위해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에 뿌리를 두고 있다. 2004년 일본 교육부의 정식고교 인가를 받아 지금의 학교명으로 바뀌었다. 학생수 160여명의 소규모 학교이다. 지난 1999년 야구부를 창설했다. 남학생 70명 가운데 60여명이 야구부원이다. 한국계도 있지만 대부분 일본인이다.
외국인학교 최초로 일본야구연맹에 가입했다. 2021년 봄 고시엔 대회에 처음으로 진출해 4강에 오르며 지역의 강호로 자리잡았다. 학교재정이 풍족하지는 않다. 당연히 야구부 지원도 충분치 않았던 모양이다. 심재학 단장이 찢어진 공을 테이프를 붙여서 사용한다는 사연을 듣고 KIA 선수들이 쓰는 연습구 가운데 좋은 공 1000개를 골라 선물했다.
박경수 교장이 감사의 편지와 야구부선수들이 봄 고시엔대회 출정식 사진도 동봉했다. KIA가 선물한 연습구 네 박스를 앞에 두고 찍은 사진이었다. KIA가 보낸 공으로 훈련한 선수들은 승승장구, 고시엔 최후의 승자가 됐다. KIA의 선물을 우승으로 보답한 셈이었다. 국내 언론도 교토국제고와 KIA의 인연을 크게 주목했다.
심재학 단장은 "고시엔이라는 큰 대회를 우승하다니 대단하고 축하할 일이다"며 박수를 보냈다. 이어 "공을 지원한 것을 선물이라는 표현은 적절치 않다. 교토 국제고 학교를 위해 할 수 있을게 없을까 고민했는데 공이 필요하다고 해서 조그만 성의를 보낸 것이다. 너무 소박하다"고 말했다.
심 단장은 계속 지원 의향을 내비쳤다. "인연을 맺은터라 계속 조용히 도와주려고 했는데 우승과 함께 우리와 인연까지 알려져 일이 커졌다. 학교측에 대표님(최준영)명의의 축하메시지를 보내기로 했다. 대표팀도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하신다"며 웃었다. 교토국제고와 KIA 타이거즈의 인연이 길어질 듯 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