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42)의 메이저리그 시절 감독이었던 스캇 서비스(57) 시애틀 매리너스 감독이 경질됐다. 9년간 이끌던 시애틀을 시즌 도중에 떠나게 됐다.
시애틀은 23일(이하 한국시간) 서비스 감독과 결별을 공식 발표했다. 서비스 감독과 함께 자렛 데하트 타격코치도 경질했다. 시애틀 포수 출신으로 구단 명예의 전당에 헌액된 댄 윌슨 마이너리그 코디네이터가 제21대 감독으로 선임돼 24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부터 팀을 이끈다.
64승64패(승률 .500)를 기록 중인 시애틀은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 2위로 1위 휴스턴 애스트로스(69승58패 승률 .543)에 5.5경기 차이로 뒤져있다. AL 와일드카드 6위로 공동 2위 캔자스시티 로열스, 미네소타 트윈스(이상 71승56패 승률 .559)에도 7.5경기 차이로 뒤져있어 가을야구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감독 교체 결단을 내렸다.
남은 34경기를 위해 결단을 내린 제리 디포토 시애틀 야구운영사장은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지만 우리 팀에 꼭 필요한 결정이었다. 우리에겐 다른 목소리와 방향,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지난 두 달은 많은 사람들에게 매우 힘든 시간이었다. 최근 우리 팀의 경기 방식은 단순히 공격이 안 되는 수준을 넘어섰다”며 감독과 타격코치 경질 배경을 밝혔다.
시애틀은 지난 6월19일까지 44승31패(승률 .587)로 2위에 10경기 앞선 지구 1위를 질주했다. 그러나 이후 20승33패(승률 .377)로 추락했고, 휴스턴에 10경기 차이를 따라잡히더니 이제는 5경기 차이로 뒤지는 상황에 이르렀다.
루이스 카스티요(10승12패 3.51), 로건 길버트(7승10패 3.21), 조지 커비(9승9패 3.40), 브라이스 밀러(9승7패 3.32), 브라이언 우(5승2패 2.12)로 이어지는 최강 선발진을 자랑하는 시애틀은 팀 평균자책점(3.53) 1위로 마운드가 강하다.
투수 놀음인 단기전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할 마운드 구성이지만 타선이 약해도 너무 약했다. 중심타자 훌리오 로드리게스(타율 .260 11홈런 38타점 OPS .675)의 부진 속에 시애틀은 팀 타율 30위(.216), OPS 28위(.666)에 그쳤다.
7월말 트레이드 마감 시한을 앞두고 랜디 아로자레나, 저스틴 터너를 영입하면서 타선을 보강했고, 8월 첫 9경기 6승3패로 반등하는가 싶었다. 그러나 이후 9경기 1승8패로 고꾸라졌고, 결국 서비스 감독이 책임을 지게 됐다.
‘MLB.com’에 따르면 서비스 감독은 뉴스 알림을 통해 자신의 해고 사실을 먼저 접했다. 구단 발표가 있기 전에 언론을 통해 소식이 빠르게 전해진 것이다. 이후 디포토 사장이 서비스 감독에게 직접 통보했다. 디포토 사장과 서비스 감독은 2000년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투수와 포수로 같이 배터리 호흡을 맞췄고, 2012~2015년 LA 에인절스에선 단장과 부단장으로 프런트에서 함께했다.
2015년 9월 시애틀 단장으로 자리를 옮긴 디포토 사장은 서비스 감독을 새 감독으로 발탁하며 올해까지 오랜 인연을 이어가고 있었다. 매우 깊은 관계이지만 해고 사실을 먼저 직접 알리지 못하게 된 상황도 디포토 사장을 어렵게 했다. 디포토 사장은 “서비스 감독은 오랜 세월 나의 친구였다. 그에겐 더 힘든 날이겠지만 내게도 힘든 날이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라고 안타까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