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22, 삼성생명)의 작심발언 후폭풍은 과연 어떻게 끝날까.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자체 진상조사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시로 잠정 중단됐다.
22일 '뉴스1'과 '뉴시스' 등에 따르면 문체부는 최근 안세영의 발언을 조사하고 있던 협회 진상조사위원회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정관에 맞게 이사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 구성하지 않은 게 문제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협회는 지난 15일 진상조사위원회 출범을 알렸다. 변호사 2명을 비롯해 교수, 협회 인권위원장과 감사 총 5명으로 위원회를 꾸렸다.
협회 측은 안세영이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단식 우승 후 내놓은 발언과 관련해 "국가대표 선수단의 선수 부상 관리와 국제대회 참가 시스템, 대표선수 훈련 시스템, 관리 규정 등을 조사해 제도개선 및 배드민턴 발전 방안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하지만 진상조사위 구성 과정에서 절차적 문제가 있었다. 문체부는 지난 16일 협회가 정관을 위반했다고 지적하며 절차 준수를 권고했다. 문체부는 "대한배드민턴협회의 자체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이 절차적 위반이라고 판단하고, 주무관청의 감독 권한(민법 제37조)를 활용해 '협회 정관에 따라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구성하라'고 권고했다"고 밝혔다.
당시 문체부는 "협회 정관(제14조 제2항 제4호)은 단체 내 '각종 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사항’에 대해 이사회의 심의·의결을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한배드민턴협회는 '협회의 장은 그 내용이 경미하거나 또는 긴급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이를 집행하고, 차기 이사회에 이를 보고하여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예외 조항(제17조 제1항)을 활용해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라고 지적했다.
문체부는 이번 진상 조사를 '경미'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 이에 문체부는 "진상조사위원회 구성은 결코 경미한 사항이 아니다. 또한, 지난 7일 회장이 귀국했을 때 즉시 이사회를 소집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라며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 소집은 원칙적으로 5일 전 이사들에게 통보해야 하나, 긴급한 경우 그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회는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다가 8월 15일 광복절에 이를 발표하였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발표 하루 뒤 16일 비공개로 자체 진상조사를 열었다. 김학균 총감독과 성지현, 이경원 코치를 불러 4시간가량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안세영은 이 자리에 참석을 거부했기에 완전한 조사는 이루어지지 못했다.
결국 문체부는 협회 측에 진상조사위 활동을 중단하라는 시정명령을 내렸다. 출범한 지 일주일밖에 안 된 진상조사위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마감하게 됐다.
한편 안세영은 22일 열린 '올림픽 선수단 격려 만찬'에 참석했다. 지난 7일 파리 올림픽을 마치고 귀국한 뒤 처음 자리한 공식 행사였다. 그는 부상 때문에 지금 열리고 있는 일본 오픈에 출전하지 않았기에 참석할 수 있었다.
안세영은 이 자리에서 별다른 발언을 내놓진 않았다. 그는 추후 문체부 주도 하의 조사를 통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만찬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안세영이 피나는 노력으로 금메달을 따냈다며 "좋은 결과를 낸 방식은 더 발전하고, 낡은 관행들은 과감하게 혁신해서 청년세대의 가치관과 문화, 의식에 맞는 자유롭고 공정한 훈련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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