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레전드’ 양동근 울산 현대모비스 코치의 조카가 프로야구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19일 경기도 이천 LG챔피언스파크에서 2025 신인드래프트 트라이아웃을 개최했다.
트라이아웃은 해외 아마 및 프로 출신 선수, 고교·대학 중퇴 선수 등 총 1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당초 16명이 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우완투수 임태진(25)이 불참하면서 총 15명이 KBO리그 10개 구단 스카우트 앞에서 테스트를 실시했다.
경기도 이천 지역에 폭염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오전 10시부터 트라이아웃 테스트가 진행됐다. 먼저 야수 7명이 타격 케이지에 한 명씩 들어서 1인 30구씩 프리배팅을 실시했고, 곧이어 내야 펑고, 외야 수비, 송구 등 능력을 확인하는 수비 테스트가 이뤄졌다. 10개 구단 스카우트들은 옥석을 가려내기 위해 중앙 관중석에 앉아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매의 눈으로 관찰했다.
야수들은 10분간의 휴식 및 그라운드 정비를 거쳐 마지막 주루 테스트를 끝으로 트라이아웃을 마쳤다.
오전 11시 30분경부터 투수 8명의 테스트가 펼쳐졌다. 투수들은 마운드에 올라 시간 제한 없이 자유롭게 30구를 던졌고, 곧이어 마운드에 차례로 줄을 선 뒤 PFP(투수 수비 훈련)도 실시했다.
가장 눈길을 끈 투수는 2002년생 우완 신예 양제이였다. 양제이는 프로농구 레전드 출신 양동근 코치의 조카로, KBL이 아닌 KBO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양제이는 지난 2002년 5월 2일 양동근 코치의 친누나인 어머니와 미국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미국에서 생화학을 전공하며 학업과 야구를 병행하던 도중 프로야구 선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부모님을 미국에 두고 홀로 한국에 왔다.
양제이는 지난달 독립야구단 화성시 코리요에 입단해 체계적으로 야구를 배우며 이번 트라이아웃을 준비했다.
양제이는 현재 외조부모의 경기도 남양주 집에서 생활하고 있다. 아직 운전면허증이 없어서 이날 이천 트라이아웃은 외조부모의 차를 타고 이동했다. 외조부모는 양제이가 마운드에 오르자 휴대폰을 들고 손자의 투구 장면을 담기도 했다.
신장 198cm-체중 110kg의 우월한 신체 조건을 지닌 양제이는 긴 팔과 높은 타점을 이용해 위에서 아래로 강속구를 내리 꽂았다. 현장에서 만난 A구단 스카우트에 따르면 양제이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7km, 평균 142~143km가 측정됐다.
현장에서 만난 양제이의 외조모 신영숙 씨는 “우리 (양)제이가 그 동안 정말 노력을 많이 했고, 열심히 했다.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된다면 눈물이 날 거 같다”라고 손자가 트라이아웃에서 흘린 땀이 성과로 이어지길 바랐다.
양제이는 “오늘 구속이 평소보다 조금 나오지 않아 아쉬웠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다. 보여줄 수 있는 걸 다 보여줬다. 한국프로야구에서 꼭 뛰고 싶다”라고 트라이아웃을 마친 후련한 소감을 밝혔다.
대망의 2025 KBO 신인드래프트는 내달 11일 개최된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