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성환(45) 감독에게서 이정효(49) 감독이 보인다.
수원삼성은 18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개최된 ‘하나은행 K리그2 2024 27라운드’에서 전남 드래곤즈를 2-1로 이겼다. 11경기 무패(5승6무)행진을 달린 수원은 승점 40점으로 리그 3위에 올랐다.
변성환 감독의 의도가 적중했다. 수원 부임 후 체질개선에 나선 그가 새로 기용한 선수들마다 대박을 쳤다. 지난 7월 영입한 외국선수 마일랏은 전반 4분 만에 인상적인 선제골을 뽑았다.
변 감독은 지난 경기서 10경기 무패를 달성한 뒤 “아무런 감흥이 없다. 내 기준에 비긴 것도 진 것이다. 못 이긴 경기만 생각난다”고 발언했다. 엄청난 준비성과 자신감 없이는 할 수 없는 말이었다.
수원이 후반 19분 하남에게 동점골을 먹고 물러서지 않은 것도 변성환 감독의 철학이었다. 1-1로 동점이 되자 공격적인 교체카드로 결승골을 노렸다.
결국 전술변화가 적중했다. 변성환 감독은 후반 16분 마일랏과 뮬리치를 빼고 배서준과 김상준을 넣었다. 후반 23분 배서준이 중앙돌파에 이어 골키퍼 움직임까지 살피는 여유를 보였다. 배서준이 정확하게 김지호에게 내줬다. 김지호가 가볍게 밀어넣어 결승골을 뽑아냈다. 배서준이 차려준 밥상을 김지호가 맛있게 먹었다.
변성환 감독은 “마일랏이 한국에 와서 날씨 때문에 힘들어했다. 처음 일주일간 훈련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일주일 훈련했는데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결국 마일랏이 가능성을 폭발시키면서 골로 보답했다.
21세 배서준과 김지호가 만들어낸 결승골도 인상적이다. 변성환 감독은 U22 카드를 제대로 써서 경기흐름을 바꾸고 있다.
변성환 감독은 김지호에 대해 “원하는 축구를 하기 위해 특징있는 선수가 필요해서 러브콜했다. 좋지 않은 조건에도 감독님과 함께 하겠다고 했다. 서로가 뭘 원하는지 너무나 잘 아는 관계다. 기회를 제공했고 결정적 역할을 많이 해줘서 상당히 만족스럽다”며 합격점을 줬다.
김지호는 벌써 4골(24위), 2도움으로 공격포인트 6개를 올리고 있다. 변성환 감독의 축구철학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대로 실천하고 있다. K2에서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변성환 감독에게서 지난 시즌 이정효 감독이 보인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