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30)가 시즌 36~37호 멀티 도루에 이어 38호 홈런까지 폭발했다. 대망의 40홈런-40도루까지 2홈런, 3도루를 남겨놓았지만 오타니 본인은 여전히 불만족스럽다. 8월 1할대(.172) 타격 부진에 답답한 모습이다.
오타니는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경기에 1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시즌 38호 홈런 포함 3타수 1안타 1타점 2득점 1볼넷 2도루로 활약했다.
전날(17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5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던 오타니이지만 이날 홈런 포함 멀티 출루 활약으로 반등을 알렸다. 시즌 타율 2할9푼1리(478타수 139안타) 유지하면서 OPS는 .984에서 .990으로 올랐다.
1회초 첫 타석부터 오타니가 1루에 나가 뛰었다. 세인트루이스 우완 선발 안드레 팔란테를 맞아 오타니는 8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1루에 나간 뒤 무키 베츠 타석에서 2루를 훔쳤다. 세인트루이스 포수 윌슨 콘트라레스도 빠르게 2루로 송구했지만 오타니의 발이 빨랐다. 시즌 36호 도루.
3회초에도 오타니가 1루를 밟은 뒤 다시 한 번 도루에 성공했다. 팔란테의 4구째 너클 커브에 배트가 헛돌았지만 이 공이 뒤로 빠지는 폭투가 되자 전력 질주한 오타니가 1루에서 살았다. 스트라이크 낫아웃 폭투로 1루에 나간 오타니는 프레디 프리먼 타석에서 또 2루로 뛰었다. 포수 콘트레라스가 송구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완벽한 스타트였다. 시즌 37호 도루. 시즌 7번째 멀티 도루 경기였다.
연속 도루에 이어 홈런까지 쳤다. 1-3으로 뒤진 5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추격의 솔로포를 터뜨린 것이다. 팔란테의 3구째 한복판 몰린 시속 80.3마일(129.2km) 너클 커브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시속 111.9마일(180.1km)로 날아간 타구는 비거리 384피트(117.0m), 발사각 21도로 측정됐다.
지난 14일 밀워키 브루어스전 이후 4경기 만에 다시 홈런을 가동한 오타니는 시즌 38호 홈런을 기록했다. 이날 LA 에인절스전에서 시즌 36호 홈런을 터뜨린 내셔널리그(NL) 홈런 2위 마르셀 오즈나(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2개차 1위를 유지했다.
이로써 38홈런-37도루를 기록한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역대 6번째 40홈런-40도루 기록에도 각각 2홈런, 3도루만 남겨놓았다. 지금 페이스라면 산술적으로 50홈런-48도루까지 가능하다. 메이저리그 최초 50-50도 꿈이 아니다.
그러나 이날 다저스는 세인트루이스에 2-5로 패하면서 72승52패(승률 .581)가 됐다. 최근 24경기에서 20승을 쓸어담은 NL 서부지구 2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70승54패 승률 .565)에 2경기차 1위로 쫓기게 됐다.
팀 패배 속에 오타니도 마음껏 웃지 못했다. 오히려 불만이 가득했다. 일본 ‘풀카운트’를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타니는 “홈런이 나와 다행이지만 다른 타석에서도 좀 더 퀄리티 좋은 타격을 하고 싶다”며 8월 부진 이유에 대해 “준비 자세에서 공이 잘 안 보이는 느낌이다. 스윙할 때 폼의 움직임이 문제인 것 같다. 쳤다 싶은 공도 조금 어긋나서 헛스윙이나 파울, 좋지 않은 타구가 되고 있다. 연습을 통해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8월 15경기 타율 1할7푼2리(64타수 11안타) 6홈런 11타점 5볼넷 15삼진 OPS .729에 그치고 있다. 홈런은 잘 나오지만 1할대 타율로 정확성이 떨어진다. 오타니는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여러 가지 시도를 많이 한다. 경기 전 준비는 크게 바꾸지 않으려 하지만 컨디션을 회복하기 위해 평소와 다른 것도 하곤 한다. 이럴 때 빨리 보완하는 것도 기술이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