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김동욱(27)이 행복한 마음으로 1군 무대를 누비고 있다.
2020 신인 드래프트 2차 10라운드(97순위) 지명으로 키움에 입단한 김동욱은 아직 1군에서 이렇다할 활약을 보여준 적이 없는 투수다. KBO리그 통산 30경기(19이닝)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6.16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2021년 1군에 데뷔했지만 3경기 등판하는데 그쳤고 이후에는 1군에 올라올 기회가 없었다.
2020년부터 2024년까지 5년간 퓨처스리그에서 통산 96경기(138⅔이닝) 9승 6패 9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5.78을 기록한 김동욱은 올해 다시 1군에서 기회를 받기 시작했다. 7월 다소 고전했지만 8월 반등에 성공했다. 8경기(8⅓이닝) 평균자책점 1.08로 활약중이다. 시즌 성적은 17경기(16이닝)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5.63을 기록중이다.
키움은 현재 마무리투수 조상우가 부상을 당해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많은 투수들이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김동욱은 최근 4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불펜진에서 큰 힘이되고 있다. 키움 홍원기 감독은 지난 15일 인터뷰에서 “주승우도 물론 잘해주고 있지만 그 전에 김동욱을 이야기하고 싶다. 생소한 투수일 수도 있지만 대전 경기 멀티이닝, 어제 경기 장면은 김동욱이 클라이맥스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3-4-5번 중심타순을 삼자범퇴로 막으면서 우리가 새롭게 찬스를 잡고 최주환이 멋진 장면(끝내기 홈런)을 만들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홍원기 감독의 칭찬에 “나도 어제 경기에서 팀 승리에 도움이 돼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소감을 밝힌 김동욱은 “경기에 나갈 때 생각이 많아질 때가 있다. 생각을 비우려고 마운드에서의 행동 같은 것을 최대한 단순화한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 긴장이 되긴 했지만 타자나 점수 차이를 배제하고 머릿속을 비우려고 했다. 투구를 하는데만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퓨처스리그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길었던 김동욱은 “좋아하는 야구를 하고 있으니까 힘들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2군에서라도 좋아하는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기회가 있다는게 나에게는 감사했다. 그리고 2군에서의 시간이 나에게는 많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 지금의 결과가 나오는 것도 다 그런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좋아하는 야구를 진심으로 즐기고 있는 김동욱은 퓨처스리그에서 만나는 선수들도 간단한 프로필을 모두 알고 있다. 동료들은 야구박사라고 부르고 장난스럽게 상대 선수의 정보를 물어보기도 한다. 김동욱은 “내가 관심을 가지고 보다보니 바로 생각이 나는 것 같다. 내가 일부러 외우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기억력이 좋아서 그런 것 같다. 다들 야구를 하는 선수들이니까 더 쉽게 기억이 난다. 지금까지 상대한 선수 중에서는 김도영 선수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너무 좋은 타자여서 오히려 피하기 보다는 승부를 해서 결과를 내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선수를 봤을 때 중계화면에 스카우팅 리포트가 나오는 느낌으로 정보를 떠올리는 것은 아니다. 그냥 어느 학교 출신이다 같은 간단한 기억만 떠올린다”라며 웃었다.
김동욱의 주무기는 투심과 커브처럼 들어가는 스위퍼다. “노병오 코치님의 추천으로 스위퍼를 배웠다”라고 말한 김동욱은 “스위퍼라고 던지는데 커브로 나온다. 수치가 완전 스위퍼처럼 나오지는 않고 커브처럼 나오는 것 같다. 그렇지만 주무기로 잘 사용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록적으로 특별히 큰 목표가 있지는 않다”라고 밝힌 김동욱은 “그냥 건강하고 행복하게 야구를 하는 것이 목표다”라며 오랫동안 좋아하는 야구를 하고 싶다는 소박한 목표를 내걸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