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경은은 16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의 경기, 4-3으로 살얼음판 리드를 하고 있던 6회 1사 2루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왔다. 노경은은 박시원과 김주원을 연속으로 삼진 처리하면서 위기를 틀어 막았고 포효했다. 노경은의 역대 최초 2년 연속 30홀드 기록이 만들어지는 순간이었다.
노경은은 39세 시즌인 지난해 76경기 83이닝 9승5패 2세이브 30홀드 평균자책점 3.58로 팀의 든든한 허리 역할을 했는데, 올해에는 더 위력적인 모습으로 62경기 66⅔이닝 6승4패 30홀드 평균자책점 2.70으로 대체불가 필승조 역할을 하고 있다.
팀이 필요로 할 때 경기 중후반 자주 등판해야 하는 필승조의 특성상 꾸준한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다. 홀드 기록이 꾸준하게 이어지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2년 연속 30홀드는 커녕, 2년 연속 20홀드 기록조차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롯데 자이언츠 구승민이 지난해까지 4년 연속 20홀드를 기록을 달성한 것도 역대 두 번째에 불과하다.
특히 30홀드를 기록한 다음 시즌 투수들은 혹독한 후유증에 시달렸다. 노경은 포함해 30홀드를 달성한 역대 12명의 선수들 가운데 이듬해 20홀드를 달성하지 못한 선수가 무려 10명이다. 이중 2012년 34홀드를 기록한 SK 박희수, 2023년 32홀드를 기록한 KT 박영현은 이듬해 마무리 투수로 전향했다. 박희수는 2013년 24세이브 1홀드, 박영현은 2024년 18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두 명을 제외하고도 무려 8명이 이듬해 꾸준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데 실패했다.
이렇게 리그 역사에서 손꼽히고 희소한 기록이었고 노경은은 역대 최초로 달성했다. 그런데 이 기록을 39~40세 시즌에 달성했다.
노경은은 이전 37세 시즌이 끝나고는 방출 통보를 받기도 했다. 37세 시즌이 끝난 뒤 롯데에서 방출된 노경은은 은퇴까지도 고민했다. 고민이 될 수밖에 없는 나이이기도 했다. 그러나 노경은을 아직 원하는 팀이 있었고 그게 바로 SSG였다. 테스트를 거친 뒤 SSG 유니폼을 입었다.
그런데 SSG행이 노경은의 야구 인생을 이렇게 바꿀 줄 누가 알았을까. 노경은은 회춘했다. 몸 관리에 대한 여러 시행착오를 겪은 끝에 자신에게 맞는 몸 관리 방법을 완성했고 꾸준히 구위를 유지했다. 2022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41경기 등판해 12승5패 1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3.05의 성적을 거두며 창단 ‘와이어 투 와이어’ 정규시즌 우승과 통합우승에 일등공신이 됐다.
그리고 지난해와 올해 필승조로 자리 잡으며 2년 연속 30홀드 기록까지 달성했다. 때로는 혹사 논란에 시달리기도 하는 노경은이지만 묵묵히 자신의 몫을 다하면서 대기록까지 닿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