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김도영(21)이 30홈런-30도루를 넘어 이제 KBO리그 역대 두 번째 40홈런-40도루에 도전한다.
김도영은 지난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3번 3루수로 선발출장해 5타수 2안타 1홈런 2타점 2득점 1도루로 활약했다.
1회초 첫 타석에서 고척돔 벽을 직격하는 파울홈런을 쳐 아쉬움을 남겼던 김도영은 5회 1사 1루 세 번째 타석에서 키움 좌완 선발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의 초구 시속 149km 직구를 받아쳐 중앙담장을 넘어가는 쐐기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비거리는 130m짜리 대형 홈런이다. 이 홈런으로 김도영은 마침내 30홈런-30도루를 달성했다. KIA는 김도영의 활약에 힘입어 12-1 완승을 거두고 주중 3연전 위닝시리즈를 챙겼다.
올 시즌 111경기 타율 3할4푼7리(430타수 149안타) 30홈런 84타점 109득점 OPS 1.059을 기록중인 김도영은 이날 KBO리그 역대 9번째 30홈런-30도루를 달성했다. KBO리그 역대 최연소(20세10개월13일)·최소경기(111경기) 30홈런-30도루 기록이다. 김도영 이전에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타자들은 1996년 박재홍(30홈런-36도루), 1997년 이종범(30홈런-64도루), 1998년 박재홍(30홈런-43도루), 1999년 홍현우(34홈런-31도루), 1999년 이병규(30홈런-31도루), 1999년 제이 데이비스(30홈런-35도루), 2000년 박재홍(32홈런-30도루), 2015년 에릭 테임즈(47홈런-40도루)가 있다.
8경기 만에 홈런이 나오면서 마침내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김도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언젠가 나올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 의식은 안한다고 말은 했는데 몸은 그렇게 안움직였던 것 같다. 차라리 오늘 첫 타석에서 홈런이 나왔다고 생각을 하고 경기에 임했다. 그러니까 조금 더 마음도 편해지고 5회에 힘도 빠지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홈런을 친 소감을 밝혔다.
지난 3일 대전 한화전에서 시즌 29호 홈런을 쏘아올린 이후 7경기 동안 홈런을 치지 못하며 슬럼프에 빠진 김도영은 이 기간 타율 2할3푼8리(21타수 5안타) 4득점 3도루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특별히 힘든 것은 없었다”라고 말한 김도영은 “그냥 사이클이 떨어져서 타격감을 찾기 위해 노력을 많이 했다.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조금씩 좋아지는 모습이 보인다. 계속 훈련하면서 타격감이 좋았을 때의 느낌으로 갈 수 있게 만든 것 같다”라고 앞으로의 활약을 다짐했다.
30홈런-30도루를 달성한 김도영은 이제 40홈런-40도루에 도전할 수 있다. 현재 38홈런-43도루 페이스다. KIA는 현재 잔여경기 31경기가 남아있다. 쉬운 목표는 아니지만 불가능한 목표도 아니다. KIA 이범호 감독은 지난달 28일 인터뷰에서 “꼭 빨리 달성하지 않더라도 언제든지 넘어설 수 있는 시즌이다. 30-30을 달성하면 다음에는 40-40에 대한 욕심이 생길 것이다. 30-30을 해놨다고 만족할 스타일이 아니다. 30-30을 하면 다음에는 40-40을 해야겠다고 생각할 선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 후에는 “김도영의 최연소, 최소경기 30홈런-30도루 달성을 축하하며. 남은 기간 새로운 도전을 기대한다”라며 김도영의 활약을 기대했다.
그렇지만 힘겹게 슬럼프에서 탈출한 김도영은 “40-40은 전혀 생각도 안하고 있다. 40도루도 솔직히 쉽지 않을거라고 생각한다. 이제부터는 그냥 마음 편하게 팀이 이길 수 있게 가볍게 치면서 출루를 많이 하고 투수들을 괴롭히겠다”라고 말했다. 내년에도 30홈런-30도루를 달성할 수 있을지 묻는 질문에는 “30-30을 목표로 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냥 타율 딱 3할. 올해도 내년에도 똑같이 타율 3할을 목표로 시작을 할 것 같다”라며 더 이상 기록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이야기했다.
KBO리그 역사상 40홈런-40도루를 달성한 타자는 2015년 에릭 테임즈(47홈런-40도루)가 유일하다. 그렇지만 김도영은 테임즈가 보유하고 있던 최소경기(112경기) 30홈런-30도루 기록을 경신하는데 성공했다. 김도영도 충분히 40홈런-40도루에 도전할 수 있다는 의미다.
김도영은 40홈런-40도루를 노리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좋은 활약을 보여주다보면 기록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법이다. 치열한 순위 경쟁도 막바지로 접어든 가운데 김도영이 남은 시즌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팬들의 기대가 크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