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전 금메달이 가장 뜻깊습니다".
한국체육대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임시현은 첫 출전한 이번 올림픽에서 양궁 여자 단체전·혼성 단체전·여자 개인전을 휩쓸며 3관왕에 올랐다.
임시현은 14일 서울 송파구 한국체육대학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 개의 금메달 가운데 가장 뜻깊게 생각하는 메달은 단체전 금메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훈영·남수현과 힘을 합쳐서 이뤄낸 결과이기에 가장 뜻깊다”고 설명했다.
‘역사적인 성과’를 이뤄야 한다는 압박감을 이겨낸 희열은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임시현은 “아무래도 이번에 여자 단체전을 우승하면 10연패 역사가 쓰이다 보니, 꼭 금메달을 따고 싶었다”며 “스포츠 선수로서 ‘결과를 갖고 오겠다’고 말한 뒤 경기에 임한다는 건 정말 힘들고, 어렵고, 무거운 일이라는 걸 이번에 크게 느꼈다. 그걸 이겨낸 희열감이 컸다”고 돌아봤다.
양궁협회의 지원과 관련한 질문에 "양궁은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님이 지원을 해주신다"고 전제한 후 "(정 회장이) 선수들이 먹는 것도 많이 챙겨 주시고 여러 가지로 신경을 써 주신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현대자동차 그룹이 개발·지원한 '슈팅 로봇'의 덕을 많이 봤다고 전했다. 임시현은 "올림픽 나가기 전 '슈팅 로봇'과 경기를 해봤는데, '슈팅 로봇'은 반드시 10점을 쏜다는 압박감을 준다. 압박감 속에 나오는 '실수발'들이 실제 경기에서 나오는 '실수발'과 비슷했다. 그걸 이겨내는 훈련 덕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임시현은 서울체육고등학교 재학시절 한국체대 김진호 교수가 유망주로 점찍었다. 김진호 교수는 1979년 베를린 세계양궁선수권대회 5관왕을 달성한 양궁 레전드.
김 교수는 이날 "임시현이 서울체육고등학교 1학년때 처음봤다. 기록이 높지 않고 이름난 선수가 아니었지만, 한눈에 재목을 알아보고 체대에 와서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지목을 해놨던 선수"라고 기억했다.
임시현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던 고등학교 시절 가능성을 봐주셔서 감사했다. 지도를 받으면서 심리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운동만 해서는 잘될 수 없는 것이라는 것도 많이 느꼈다"며 김진호 교수와 지도교수인 김동국 교수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또 임시현은 마지막으로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2024 파리올림픽에서 모두 3관왕을 했지만 도전하는 스스로의 모습을 좋아한다”며 “앞으로도 계속 도전할 것이다.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며 후회 없이 남은 선수 생활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참석자와 아무 관련이 없는 안세영 그리고 배드민턴 협회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간담회를 개최한 한국체대는 "민감한 부분이고 오해가 생길 수 있기에 답변하기 어렵다"고 양해를 구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한국체육대학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