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의 활약이 빛났다.
원태인은 지난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KT 위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 7⅔이닝 4피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투구를 보여줬다. 총 투구수 100개 가운데 스트라이크는 71개였고 최고 구속 149km까지 나왔고 슬라이더, 컷패스트볼, 체인지업 등 자신의 주무기를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시즌 11승째를 거두며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키움 히어로즈)와 함께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박진만 감독은 “에이스 원태인이 완벽한 투구로 승리를 가져왔다”며 “어느덧 어나더 레벨급의 선수로 성장하고 있는 게 보인다”고 극찬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원태인은 “(2021년 정규 시즌 1위 결정전 상대 선발이었던) 쿠에바스와의 재대결이라 꼭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승리를 거두게 되어 기쁘다. 또 구단 창단 이래 최초로 홈 관중 100만 명을 돌파했는데 많은 관중 속에 저도 힘이 났다”고 말했다.
‘에이스 DNA’를 가진 그는 관중이 많거나 중요한 경기에서 위력이 배가 된다. 이에 “저도 그렇게 생각한다. 신인 시절부터 팬들께서 많이 와주시고 중요한 경기에서 더 힘이 나고 집중도 잘 되어 좋은 퍼포먼스가 나왔다. 사실 오늘 컨디션이 되게 안 좋았는데 운이 많이 따른 것 같다”고 했다. 투구 도중 몸에 불편함을 느꼈던 그는 “투구 후 착지 과정에서 허리를 삐끗했는데 조금 있으니까 다시 괜찮아져 투구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이유에 대해 “코치님께 (8회에도) 올라가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저를 믿고 맡겨주셨다. 어제 경기에서 불펜 소모가 좀 컸고 수요일 경기라 제가 한 이닝 더 책임진다면 이번 주 (마운드 운용 또한) 한결 수월할 것 같아 한 이닝 더 가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8이닝을 채우지 못한 아쉬움은 없었을까. 원태인은 “물론 욕심은 있었지만 (강)민호 형이 그만 던지라고 하셨다. 저는 민호 형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웃어 보였다.
투구를 마친 뒤 관중석을 향해 모자를 벗고 정중하게 인사한 원태인은 “제가 잘 던질 수 있도록 열심히 응원해주신 팬들께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었다. 잘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올 때 팬들께서 제 이름을 불러주실 때 가장 행복하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된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데뷔 후 단 한 번도 15승 고지를 밟지 못한 원태인은 올 시즌을 앞두고 15승 달성을 목표로 정했고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혼신의 힘을 다하며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그는 “제가 앞으로 몇 경기에 더 나갈지 모르겠지만 개인 최다승(14승) 기록은 뛰어넘고 싶다. 10승 달성 후 승리에 너무 연연하지 말고 제가 해야 할 부분에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임한다”고 했다.
원태인은 이어 “오늘도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하자는 마음으로 던졌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제게 주어진 임무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목표를 이룰 수 있지 않을까. 무엇보다 다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발 전향 첫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좌완 이승현은 왼쪽 햄스트링 부상으로 최소 한 달간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게 됐다.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냈던 후배의 전력 이탈에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원태인은 “제가 부진할 때 승현이가 정말 잘해줬다. 제게 많이 물어보기도 하고 저도 많이 챙겨줬는데 너무 아쉽다”고 했다. 또 “승현이가 다치는 장면을 직접 봤는데 당시 심장이 덜컹하는 느낌이었다. 너무 안타깝고 승현이와 정규 시즌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진짜 아쉽다”고 덧붙였다.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잠시 쉼표를 찍게 된 이승현에게 “몸 잘 만들어서 가을 야구에서 잘 해보자”는 이야기를 건넨 원태인은 “승현이가 빠지는 바람에 선발진에 구멍이 생겼는데 저도 책임감이 더 커졌다”고 했다. 이승현의 대체 선발로 1차 지명 출신 황동재가 낙점됐다. 이에 원태인은 “동재가 잘해줄 거라 믿는다. 동재에게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