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2, 토트넘)이 '특급 유망주' 양민혁(18)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건넸다.
손흥민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스포츠 매체 맨 인 블레이저스과 인터뷰를 통해 올 시즌 K리그를 마치고 다가오는 겨울 토트넘에 합류하는 양민혁을 언급하며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는 전혀 쉽지 않다. 힘들 것이라고 이야기해 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양민혁은 지난 달 28일 토트넘과 2030년 6월까지 계약을 체결했다. 올 시즌까지 K리그에서 뛰고 다가오는 겨울 토트넘으로 넘어간다.
지난해 말부터 양민혁은 승승장구했다.
2023년 12월 29일 준프로 신분으로 강원에 합류한 양민혁은 기대 이상의 좋은 플레이를 자랑하며 곧바로 주전 자리를 꿰찼다. 그는 제주 유나이티드와 개막전부터 출전하며 강원 역대 최연소 출장 기록(만 17세 10개월 15일)을 세웠고, 데뷔 35초 만에 도움까지 작성했다.
직접 골 맛을 보는 데도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양민혁은 2라운드 광주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역사상 두 번째 준프로 득점자에 이름을 올렸다. 구단 역대 최연소 득점, K리그1 역대 최연소 득점 기록을 갈아치웠다. 올 시즌 리그 26경기에 나서 8골 5도움을 기록 중이다.
그는 지금도 강릉제일고를 다니고 있는 고3 신분이지만 K리그1 휩쓴 데 이어 토트넘으로 건너가는 것을 예약했다.
2015-2016시즌 토트넘에 입단해 EPL 10년 차를 맞이한 손흥민은 “정상급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언어, 문화, 신체, 인성,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야 하는 등의 부분에서 완벽한 준비가 돼야 한다”라고 양민혁에 조언했다.
양민혁을 겁주려는 의도가 아니다. 직접 겪은 것을 토대로 현실적인 조언에 무게를 둔 것이다.
손흥민은 “양민혁에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부분”이라며 “K리그에서 잘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여기선 어린 선수들이 항상 기회를 노린다. 서로 포지션을 차지하려고 할 것”이라고 양민혁이 마주할 냉혹한 미래도 꺼냈다.
같은 측면 공격수이기에 양민혁은 ‘제2의 손흥민’으로 불리곤 한다.
손흥민은 웃으며 뼈 있는 말을 했다. 그는 “양민혁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돕겠지만, 내 자리를 100% 물려줄 생각은 없다. 그대로 가져가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양민혁이 자신의 능력을 바탕으로 위로 점점 올라와야 한단 뜻이 내포돼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손흥민은 “나도 열심히 할 것이다. 나부터 더 좋은 선수가 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오는 20일 오전 4시 영국 레스터의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승격팀 레스터 시티와 2024-2025시즌 EPL 개막전을 치른다. /jinju21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