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투를 좀 하더라고요".
삼성 라이온즈의 이적거포 박병호(38)가 팀의 호랑이 공포증을 끊어냈다. 11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맹타를 휘두르며 5-4 승리를 이끌었다.성적은 3안타(2홈런) 3타점 3득점이었다. 팀은 KIA전 6연패의 사슬에서 벗어났다.
KIA 선발투수로 데뷔전에 나선 메이저리그 36승 투수 에릭 라우어를 장타로 무너뜨렸다. 0-3으로 뒤진 2회초 강민호가 솔로홈런으로 물꼬를 텄다. 1사후 이재현이 볼넷을 골라 도루에 성공하자 라우어를 상대로 우중간에 2루타를 날려 한 점을 보태주었다. 자신도 이성규의 적시타로 동점득점을 올렸다.
여기에 끝나지 않았다. 3-3이던 4회초 2사후 라우어의 한복판으로 몰리는 커터를 끌어당겨 가볍게 왼쪽 담장을 넘겨버렸다. 시즌 10호, 12시즌 연속 두자리 홈런이었다. 라우어는 박병호의 홈런을 맞고 흔들렸고 이성규의 발을 맞히고 강판당했다. 박병호에게 무너지면서 혹독한 데뷔전을 치렀다.
박병호는 라우어 공략에 성공한 비결에 대해 "경기전 영상으로 봤는데 구위가 굉장히 좋았다. 적응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했고 초구부터 구위는 확실히 좋았다. 라우어도 첫 경기다보니 실투들이 들어오는 것이 있었다. 그걸 놓치지 않아 잘한 것 같다. 다음 경기 만나면 라우어의 구위가 굉장히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담당하게 말했다.
거포의 진가는 연장 11회말에 나왔다. 4-4 동점 상황에서 선두타자로 나와 KIA 이형범을 상대로 또 다시 좌월 솔로포를 터트려 결승타를 기록했다. 볼카운트 3-1에서 또 한복판으로 들어오는 슬라이더를 통타해 아치를 그렸다. 삼성은 최하늘에 이어 오승환을 투입해 한 점차를 지켰다.
완벽한 타격으로 승리를 이끌며 팬들과 동료들의 박수를 받았다. 경기후 박병호는 "크게 욕심 부리지 않았다. 출루해야한다는 생각이었다. 볼카운트가 3-1 유리해지면서 카운트 잡으러 들어오는 실투를 놓치지 않은 것도 유효했다"며 연장 11회 결승포 상황을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부상도 있었고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다른 선수들이 잘해주지만 나는 아쉬웠다. 오늘 홈런으로 부진해던 것을 잊고 선수들과 이기는데 동참하겠다. 두 자릿 수 홈런이 아니라 더 많이 쳐야 한다. 그러지 못해 많이 아쉬웠다. 오늘을 기점으로 중요한 경기들이 많이 남았다. 승리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