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개 종목・총 144명의 ‘소수 정예’로 꾸려진 대한민국 선수단이 예상 밖 좋은 성적으로 17일간의 2024 파리올림픽 대장정을 마쳤다.
파리 올림픽은 12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4시 폐회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당초 금메달 5개를 목표로 했던 한국 선수단은 13개의 금빛 메달을 수확하며 역대 단일 올림픽 최다 금메달 타이기록을 세웠다.
한국은 축구, 농구, 배구 등 주요 구기 종목의 올림픽 출전권 획득 실패와 맞물려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래 48년 만에 가장 작은 규모로 올림픽에 임했다.
이에 대한체육회는 현실적으로 대회 결과를 예측했다. 1984 로스앤젤레스・2020 도쿄 대회에서 딴 금메달 6개보다 낮은 수치인 금메달 5개, 종합 순위 15위를 목표치로 설정했다.
놀랍게도 한국 선수단은 큰 폭으로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금메달 13개를 따내며 2008 베이징・2012 런던 올림픽에서 거둔 역대 단일 올림픽 최다 금메달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한국은 첫 메달을 일찍 따냈다. 개회식 다음날인 지난달 27일 사격의 박하준(KT)-금지현(경기도청) 조가 공기소총 10m 혼성 경기에서 은메달을 수확했다.
한국의 ‘첫 금메달’ 소식도 곧바로 들려왔다. 지난달 28일 ‘펜싱 간판’ 오상욱(대전광역시청)이 기대대로 펜싱 사브르 남자 개인전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펜싱 사브르 남자 단체전 우승 소식까지 들려줬다.
‘세계 최강’ 양국 대표팀은 명성값을 제대로 했다.
남자부 김우진(청주시청), 김제덕(예천군청), 이우석(코오롱), 여자부 남수현(순천시청), 임시현(한국체대), 전훈영(인천광역시청)으로 구성된 양궁 선수단은 전종목 석권에 성공했다. 여자 단체전 10연패 대업 달성을 시작으로 남자 단체전, 혼성 단체전 금메달을 따낸 데 이어 임시현의 여자 개인전 우승, 김우진의 남자 개인전 우승으로 양궁 종목에 걸려 있던 5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임시현과 김우진은 대회 3관왕에 올랐다.
‘첫 메달’ 소식을 들려줬던 사격에서 이번 대회에 참가한 선수 중 가장 어린 반효진(대구체고)이 ‘깜짝’ 금메달을 따냈다. 그는 공기소총 10m 결선에서 251.8점을 기록, 중국의 황 위팅과 동점을 이뤄 슛오프까지 가는 혈투 끝에 0.1점 차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를 포함해 사격에서 총 3개의 메달이 나왔다. 오예진(IBK기업은행)이 여자 공기권총 10m 금메달, 양지인(한국체대)이 사격 25m 권총 금메달을 획득했다.
활(양궁 5개), 총(사격 3개), 검(펜싱 2개)으로 금메달 10개를 찍고 대회 반한점을 돈 한국에 안세영(삼성생명)이 배드민턴 여자 단식을 제패하며 또 하나의 금빛 메달을 선물했다.
태권도도 금메달 2개를 따내며 종주국의 위상을 되찾았다. 박태준(경희대·남자 58㎏급)과 김유진(울산광역시체육회·여자 57㎏급)이 포디움 가장 높은 곳에 섰다. 두 선수는 한국 태권도의 직전 도쿄 대회 '노골드'의 아쉬움 씻어줬다.
폐막을 앞두고 한국은 14번째 금메달을 노렸지만, 값진 은메달을 추가했다.
대회 마지막날 역도 박혜정은 여자 81kg 이상급 경기에 출전해 인상 131kg, 용상 168kg, 합계 299kg를 들어올려 은메달을 따냈다. 자신의 최고 기록을 세웠지만 세계랭킹 1위 리원원(중국, 인상 136kg・용상 173kg 합계 309kg)의 벽은 높았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도쿄 올림픽 성적(금 6, 은 4, 동 10)을 훌쩍 넘어서는 금 13개, 은 9개, 동 10개, 총 32개의 메달을 따냈다. 목표를 크게 웃돈 종합 성적 8위로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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