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스타가 업계 불황을 호소한 가운데 이들의 활동 영역이 연극 무대로 옮겨지고 있다.
“출연료 깎아도 돼”(고현정), “작품 안 들어와”(김하늘), “올해 작품 못하면 어쩌지”(김지석), “드라마판이 개판”(이장우), “요즘 작품 진짜 없어요”(한예슬), “드라마 편성수가 반으로 줄어서”(오윤아) 등등.
2024년 상반기 이슈는 ‘업계 불황’이었다. 배우들은 일을 하고 싶은데, 업계 상황이 녹록치 않았다. 코로나19 이후 예산 축소가 큰 타격으로 꼽혔는데 OTT 플랫폼의 성장으로 제작 기회가 늘어났다고 볼 수 있지만, 예산 축소로 인해 더 신중해지면서 편성 또한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 여기에 천정부지로 치솟는 배우들의 몸값 또한 원인으로 지적을 받았다.
좋은 작가, 감독, 배우가 붙어도 작품이 엎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손가락만 빨 수는 없는 일. 유튜브로 진출하는 스타들이 있는가 하면, 최근에는 연극 무대로 자리를 옮겨 활동을 이어가는 스타들도 볼 수 있어 눈길을 모은다.
먼저 전도연이다. 지난해 드라마 ‘일타 스캔들’, ‘길복순’에 출연하며 건재하믈 알린 전도연은 1997년 출연한 ‘리타 길들이기’ 이후 무려 27년 만에 연극 ‘벚꽃동산’으로 무대에 섰다. 전도연은 지난 6월 4일부터 7월 7일까지, 약 한달간 아들의 죽음 이후 미국으로 떠났다가 돌아온 송도영 역을 맡아 관객들과 호흡했다.
황정민도 연극으로 향했다. 지난해 ‘서울의 봄’을 통해 1000만 관객을 동원, 극장가가 어려운 시기에 한줄기 빛이 됐던 그는 2022년 ‘리차드 3세’ 이후 약 2년 만에 ‘맥베스’로 무대에 올랐다. 황정민은 약 한달간 진해되는 ‘맥베스’에서 원캐스트로 맥베스 역을 맡아 관객들과 호흡할 예정이다.
유승호 또한 연극 무대로 향한 스타 중 한 명이다. 그는 지난 6일 개막한 연극 ‘엔젤스 인 아메리카’에서 주인공 프라이어 역으로 나선다. 데뷔 이래 첫 연극. 아역 배우로 데뷔하고, 군 복무를 마친 뒤 매해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해왔던 유승호가 연극에 나선다는 것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유승호와 함께 고준희, 정혜인, 이유진, 양지원, 태항호 등이 호흡을 맞추고 있다.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관객들과 만난 연극 ‘클로저’에는 이상윤, 진서연, 안소희 등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고, 이순재, 최민호, 곽동연 등은 오는 9월 개막하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에 출연한다.
연극으로 향하는 스타가 많지만 이런 현상이 작품 수가 줄어들어 선택한 차선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매체를 통해서 보여주던 모습에서 벗어나 새로운 도전이 될 수 있고, 관객들과 더 가까이 호흡할 수 있다는 점이 연극의 매력이다. 관객들로서는 그동안 매체에서 봐왔던 스타들의 연기를 더 가까이 볼 수 있어 서로에게 윈윈이 되고 있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