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력이 달려있다".
삼성 라이온즈의 외야수 김지찬(23)이 리드오프로 득점방정식을 이끌고 있다. 9일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경기를 앞두고 박진만 감독은 "지찬이가 사느냐 죽느냐에 따라 팀의 득점력이 달라진다. 살아나가면 득점율이 높다. 타격이 좋고 출루율이 높다. 도루 능력도 있다. 중심타선으로 찬스가 이어진다. 팀에 엄청나게 도움이 된다"고 극찬했다.
9일 경기를 마치고 타율 3할1푼8리, 27타점, 74득점, 32도루, 출루율 4할4리에 이른다. 팀내에서 유일한 4할대 출루율과 도루로 팀 득점에 크게 공헌하고 있다. 개막부터 꾸준한 타격을 펼치더니 6월 3할1푼3리를 기록했다. 7월에는 3할8푼6리, 8월에는 3할7푼9리의 고공비행을 하고 있다. 데뷔 첫 규정타석 3할을 바라보고 있다. 올해 새롭게 맡은 중견수 수비도 정상궤도에 올라왔다.
박 감독은 "처음에는 타구가 날아갈때 같이 쫓아가는데 이제는 스타트를 빨리해서 미리 가서 포구를 준비한다. 타격도 방망이를 잡는 탑의 위치를 올리며 좋아진 것 같다. 죽어도 좋으니 과감한 도루도 주문하고 있다. 노아웃 1루와 노아웃 2루에서 번트에 따라 득점력이 차이가 크다"고 말했다.
지난 9일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경기에서 박 감독이 원하는 야구를 그대로 구현했다. 1회 첫 타석은 좌익수 뜬공, 3회와 5회는 각각 1루 땅볼에 그쳤다. 4-2로 앞선 6회부터 김지찬 야구에 발동을 걸었다. 1사후 임기영을 상대로 중전안타를 터트리더니 가볍게 2루 도루에 성공했다. 김헌곤의 중전안타때 홈을 밟아 팀의 6번째 득점을 올렸다.
7-6으로 쫓긴 8회도 선두타자로 등장해 좌전안타로 출루했다. 1사후 구자욱의 우전안타때 3루까지 빠른 발을 앞세워 순간이동했다. 이어 멋진 작전도 성공시켰다. 김현준이 헛스윙 삼진을 당할때 1루주자 구자욱이 2루 도루를 감행했다. KIA 포수 김태군이 2루 송구를 하는 틈을 이용해 홈으로 대시해 득점을 올렸다. 제트엔진을 가동하는 것 같았다. 8-6까지 점수차를 벌리자 더그아웃과 1루측 삼성팬들은 환호성을 올렸다.
그러나 필승계투요원 김재윤이 8회 1실점, 마무리 오승환이 9회 2점을 내주며 끝내기 역전패를 내주었다. 아울러 아쉬운 수비도 있었다. 9회 1사1,3루에서 KIA 서건창의 빗맞은 뜬공을 유격수 이재현과 콜플레이를 제대로 못해 잡지 못했다. 과감하게 대시했다는 충분히 잡을 수 있는 타구였다. 결국 통한의 끝내기 안타를 허용했다.
중견수로 또 한 번의 귀중한 경험을 했다. 23살, 앞날이 창창한 나이이다. 다음에는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으면 된다. 이제는 빠른 발과 야구 센스를 갖춘 야무진 야구로 리그 정상급 리드오프로 우뚝 섰다. 10년 넘게 삼성의 제트 엔진으로 활약을 기대받고 있다. 163cm 단신을 딛고 멋지게 성장했다./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