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신기할 따름이다".
삼성 라이온즈의 노장 포수 강민호(39)가 생애 첫 월간 MVP를 수상했다. 지난 9일 발표한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7월 월간 MVP로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 25표 중 14표(56.0%), 팬 투표에서 514,874표 중 125,997표(24.5%)를 받아 총점 40.24점을 획득했다. 기자단 7표, 팬 투표 242,659표, 총점 37.56점으로 2위를 차지한 KIA 김도영을 제치고 최종 1위에 올랐다.
2004년 데뷔 후 월간 MVP 수상이 없었다. 20년만에 처음으로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7월 11개의 홈런을 날리며 홈런 부문 1위에 올랐고 타율 4할8리(3위), 26타점(1위), 장타율 8할6푼8리(1위)을 기록했다. 불혹의 나이에 체력소모가 심한 포수인데도 회춘의 타격을 펼쳤다.
9일 KIA와의 광주경기에 앞서 인터뷰에 응한 강민호는 "가늘고 길게 가려고 했는데 임팩트가 있으면 안된다. 도영이가 시즌을 씹어먹고 있다. 팀 월간 MVP는 받았다. 도영이와 경쟁후보로 있는 것 자체가 기분도 좋았다. 젊은 친구와 경쟁했다는 것이 뿌듯하다"며 활짝 웃었다.
개막 초반 부진했으나 전성기 시절의 타격에 포수로도 회춘하는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나도 신기할 만큼 다른게 없었다. 타격폼도 바꾼것 없다. 변한게 없다. 5월 경기에 많이 뛰지 못하면서 '기회가 오겠다. 준비해서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다. 운때가 맞았는지 나도 모르게 이상의 실력이 나왔다"며
홈런이 많이 나온 이유에 대해서도 "전반기 뜬공이 많이 안나왔다. 왜 자꾸 자연스럽게 치는데 땅볼이 나오지 고민했다. 전반기 4홈런에 그쳤다. 후반기부터 외야로 뜨기 시작하더니 타구 스피드가 있어서인지 홈런으로 연결되는 것 같다. 형우형이 '나이들면 잠깐 좋다가 안좋아지는데 너는 한 달동안 된다'고 말하길래 '나도 내가 알고 치면 이렇게 쳤는가'라고 답했다. 신기하게 쳤다"고 넉살을 떨었다.
도루를 저지하는 포수능력도 회춘했다. 지난 주 LG와의 경기에서 박해민을 두 번이나 잡았고 박해민도 웃기도 했다.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포수로서 도루를 못잡으면 지명타자로 밀려나야 한다. 캐치볼 열심히했다. 해민이가 두 번째 죽을 때 웃었는데 '이제 못뛰겠다'해놓고 뛰더라. 그래서 웃었다. 경쟁하는 위치이다. 최대한 뒤쳐지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베테랑 포수로서 젊은 투수와 외인 투수의 활약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태인이는 후반기 못해서 한숨 쉬길래 '잘하고 있다. 10승도 햇고 방어율 몇 등도 하고 있다. 기대크면 실망도 크다. 주어진대로 하라'고 했다. 코너는 시즌 초반 체인지업을 많이 사용하려고 했다. 한국타자들의 변화구 대쳐능력이 좋으니 직구로 윽박지르자고 했다. 레예스는 제구가 좋다. 공격적으로 부딪히자고 했다. 시즌초반 보다 구위가 올라왔다"며 은근히 자랑도 했다.
강민호는 벌써 세 번이나 FA 계약을 했다. 만으로 마흔이 되는 내년 시즌 계약이 끝난다. 사상 첫 네 번의 FA 계약도 시야에 두고 있다. "계약기간 내년까지이다. 좀 더 경쟁력 보여주어 4차 FA 해야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 욕심이지만 어릴때보던 40살이면 리빌딩으로 물러났다. 후배들을 위해 4차 FA 하겠다. 선례남기고 싶다. 그래야 후배들도 나올 수 있다"며 의욕을 보였다.
생애 이루고 싶은 목표도 있다. 한국시리즈 무대와 포수 2500경기이다. 국대포수 출신인데도 한번도 한국시리즈 출전경험이 없다. "오늘 와이프에게서 월간 축하 메시지가 왔길래 KS 하나 남았다. 한국시리즈에 가면 여한이 없다고 답했다. 시즌 중에는 통산 기록을 잘 안본다. 오늘만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포수로 2500경기 뛰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