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트윈스 새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환상적인 KBO리그 데뷔전를 치렀다. 염경엽 LG 감독은 “선발 중심이 생겼다”고 반겼다.
에르난데스는 8일 두산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5이닝(78구)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에르난데스는 직구 최고 구속 150km를 찍었다. 두산 전력분석팀에서 제공한 에르난데스의 투구 분석표에는 직구 35개, 스위퍼 21개, 싱커 5개, 커터 6개, 슬라이더 4개, 커브 5개, 체인지업 2개였다. 7개 구종을 던진 것으로 나왔다.
스위퍼가 위력적이었다. 스위퍼는 21개 중 15개가 스트라이크로 71% 비율로 높았다. 삼진 7개 중에서 5개가 스위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9일 잠실구장에서 NC전을 앞두고 염 감독은 전날 에르난데스의 활약에 대해 “선발의 중심이 생긴다는 분위기가 형성된다. 팀이 훨씬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확실하게 연패를 끊어줄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는 것은 선수단에게 엄청난 영향을 준다”고 만족했다.
염 감독은 에르난데스의 장점으로 “(스트라이크존) 좌우를 모두 쓰니까 좋다. 몸쪽을 던질 수 있으니까 바깥쪽도 훨씬 위력적이다. 오른손 타자들한테 투심으로 몸쪽을 던지고, 바깥쪽으로 스위퍼를 던지니까 타자 입장에서는 엄청 힘들어진다. 투심의 무브먼트도 굉장히 좋다. (스트라이크존) 양쪽을 다 활용할 수 있는 커멘트를 갖고 있다. 어제 몸쪽을 엄청 많이 던졌다. 그러다 (바깥쪽으로) 스위퍼가 가니까 타자 입장에서는 엄청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또 염 감독은 “선수 본인 말대로 어떤 구종이든 승부구가 될 수 있다. 타자가 바깥으로 가면 몸쪽(투심)이 승부구가 될 수 있고, 타자가 몸쪽으로 대비하면 바깥에서 승부구가 될 수 있다. 자기가 얘기한 대로 충분히 쓸 수 있는 구종들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7개의 다양한 구종에 대해서 에르난데스는 “LG에 와서 첫 인터뷰를 할 때도 언급했는데 결정구는 타자의 성향이나 상황에 따라 다르다. 내가 던지는 구종들이 모두 상황에 따라서 결정구가 될 수 있고, 타자들을 제압할 수 있는 구종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에르난데스는 2회부터 투구 템포도 빨랐다. 염 감독은 “미국에서 메이저리그에서 뛰면서 피치 클락을 하다 왔기 때문에 훨씬 빠르다. 미국 피치클락은 우리 보다 더 빠르니까. 또 본인 성향 자체도 약간 빠른 스타일이다. 템포가 빠른 게 야수한테도 엄청 도움이 된다. 경기 집중력에도 엄청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에르난데스가 앞으로 두산전처럼만 던져주기를 바랐다. 염 감독은 “에르난데스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어느 정도 갖추고 온 선수다. 자기 것만 하면 되는 선수다. 잘 유지했으면 좋겠다. 에르난데스가 메이저리그에서 안 된 거는 제구력, 구종이 아니고 스피드가 부족해서다. 에르난데스가 직구 평균 147km가 나온다. 한 3km 더 나오면 무조건 메이저리그 간다. 평균 구속이 149~150km면 메이저에서 충분히 통할 투수다. 제구력이 좋은 날에는 괜찮은데, 제구가 안 되는 날은 구속 때문에 맞는다. 그래서 메이저에서 선발 기회를 받았다가 못 받았다. 우리나라에서 평균 구속 147km은 상위권 수준이다”고 말했다.
첫 등판이라 78구를 던지고 교체된 에르난데스는 경기 후 “다음 등판에서는 100개를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다음 등판에서는 90~95개를 생각하고 있다. 100개 안에는 끊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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