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루벤 카데나스를 향한 비난이 거센 가운데 팀 동료 코너 시볼드가 참다못해 목소리를 냈다.
삼성은 지난달 10일 카데나스를 총액 47만 7000달러에 영입했다. 카데나스는 합류하자마자 장타력을 뽐냈다. 6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4푼8리(23타수 8안타) 5타점 2득점 장타율 .667, OPS 1.071의 엄청난 퍼포먼스를 발휘했다. 안타 8개 중에 홈런 2개, 2루타 2개로 장타가 절반이었다.
카데나스는 지난 7월 26일 KT전 도중 허리 통증으로 제대로 뛰지 못하고 있다. 열흘 넘게 쉬다가 6일 한화전에 8회말 대타로 출장했는데 삼진으로 물러났다. 9회초 중견수로 나가서는 2루타 타구에 느슨한 수비로 빈축을 샀다. 타구를 향해 제대로 뛰지 못했고, 2루 송구도 힘없는 포물선 송구였다. 박진만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카데나스를 곧바로 교체됐다.
병원 검진에서는 이상이 없다고 했는데, 카데나스는 복귀가 늦어져 박진만 감독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카데나스는 한화전에서 교체된 후 덕아웃에서 허리가 불편한 모습을 드러냈다. 삼성은 7일 대구 한화전을 앞두고 카데나스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하고 외야수 김재혁을 콜업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구단 역대 최고의 ‘먹튀’ 외인으로 불리는 카리대에 버금가는 신세가 됐다. 일부 팬들은 코너의 SNS에 카데나스에 대한 비난 댓글과 메시지를 보냈고 코너도 더 이상 좌시하지 않았다.
그는 “여러분들은 카데나스를 둘러싼 모든 상황을 알지 못한다. (카데나스에 대한) 댓글과 메시지를 봤는데 너무나 실망스럽다. 카데나스는 항상 최선을 다하는 선수이자 훌륭한 팀 동료”라고 감싸안았다.
코너는 또 “최근 들어 카데나스를 응원했던 팬들이 그렇게 나쁘게 대하는 걸 보며 많이 실망했다. 카데나스는 훌륭한 사람이고 그럴 만한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 팬들도 배려하고 이해해주길 바란다. 아무도 그에게 그런 식으로 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코너의 메시지에는 카레나스를 향한 과도한 비난을 멈춰달라는 것과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닐 수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잘 알려진대로 코너와 카데나스는 캘리포니아 주립대(CSU) 풀러튼에서 함께 뛰었다. 단순한 팀 동료가 아닌 서로 속내를 터놓는 아주 친한 사이다.
코너는 카데나스의 삼성행이 확정된 뒤 “카데나스와 아주 친한 사이다. 대학교에서 2년 동안 함께 야구했었고 그 중 1년간 룸메이트로 지냈다. 프로에 가서도 꾸준히 연락하면서 지냈고 결혼식에도 참석했다. 아내끼리도 친하다. 같은 대학교 소프트볼팀에서 뛰었다. 카데나스와 나는 연결 고리가 아주 많다”고 말했다.
카데나스는 “코너와 함께 할 수 있어 너무 좋다. 코너가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고 하니까 든든하다”고 절친과의 재회를 반겼다.
이처럼 코너와 카데나스는 친형제 못지 않을 만큼 아주 가까운 관계다. 그렇기에 “여러분들은 모든 상황을 알지 못한다”는 코너의 첫 마디는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카데나스를 둘러싼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아직은 말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