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하는 마운드에서 던지겠다".
KIA 타이거즈 새로운 외국인 투수 에릭 라우어(29)의 적응의지가 남다르다. 첫 불펜피칭을 챔피언스필드 마운드에서 했다. 대개 불펜에 들어가 볼을 던지는데 자신이 직접 챔필 마운드를 선택했다. 하루라도 빨리 KBO리그에 적응하려는 의지로 읽혀진다. 그래서 합리적이고 영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라우어는 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의 마운드에 섰다. 물론 실전은 아니다. 불펜피칭을 하는 날인데 챔피언스필드 마운드에서 던지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경기하는 마운드에서 던지면서 빨리 적응하겠다는 것이었다. 메이저리그 36승 투수다운 풍모가 느껴지는 대목이었다.
한낮의 뜨거운 폭염속에서 직구, 커터, 커브, 체인지업을 섞어 30구를 던졌다. 직구 최고스피드는 146km를 찍었다. 7월말에 마지막 불펜피칭을 했고 이번이 처음이었다. 이범호 감독과 176승 양현종도 뒤에서 라우어의 피칭을 지켜보았다. 불과 2년전 풀타임 11승 투수의 볼이었으니 궁금할 수 밖에 없었다.
라우어는 "투구 메커니즘이 괜찮은지 체크했고 투구 폼도 점검했다"고 말했다. 이어 새롭게 접하는 KBO 공인구와 로진을 언급했다. "KBO 공인구가 실밥이 더 잘 느껴지고 좀 작은 것 같다. 손에서 빠져나가는 것 같아 끝까지 끌고 나와서 던졌다. 로진는 아주 좋다. 땀이 많이 흘렸는데 괜찮았다"고 평가했다.
새로운 리그의 생경한 환경에 빠른 적응력을 보였다. 특히 선수들이 힘겨워하는 폭염에 대해서도 "내가 있었던 텍사스도 더웠다"며 크게 개의치 않았다. 지난 5일 광주로 입성해 6일 예정된 선수들과 상견례에 앞서 챔피언스필드를 찾아 경기를 직관했다. KIA와 KBO리그가 어떤 야구를 하는지켜보기 위해서였다.
이범호 감독도 첫 불펜피칭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라우어가 경기하는 마운드에서 던지고 싶다고 했다. 7월 말에 불펜피칭하고 오늘 가볍게 던졌다.구위와 스피드도 괜찮고 적응속도로 빠른 것 같다. 볼 회전도 좋았다. 만족스러운 피칭이었다"고 높은 평가를 했다.
이어 데뷔전 등판 일정에 대해서는 취업비자가 나와야 일정을 잡힌다. 이 감독은" 취업비자 나오는거 보고 결정해야한다. 이번주말 보다는 다음주는 가능할 것 같다. 100구 던지겠다고 하는데 첫 피칭은 그 이하로 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주 KIA는 키움과 LG를 상대로 서울 원정 6연전을 갖는다. 라우어는 고척돔 아니면 잠실에서 베일을 벗게 될 것으로 보인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