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없이 우승할 수 있을까?
타점 1위를 달리는 KIA 타이거즈 불혹의 4번타자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지난 6일 KT 위즈와의 광주경기 마지막 타석에서 파울타구를 만들어낸 직후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고 교체됐다. 얼굴표정이 심각했다. 이범호 감독도 우려를 나타냈다. 7일 정밀검진 결과 우측 내복사근 손상 판정을 받았다.
일단 2주동안 치료에 전념하고 재검진을 받는다. 그때 정확한 복귀 일자가 나온다. 이 감독은 "4주는 아니더라도 3주 정도는 빠질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중요한 시기이다. 37경기를 남겨놓고 5.5경기 차 선두이다. 과연 최형우 없이 정규리그 우승을 할 것인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3주 정도 빠진다면 18경기이다. 남은 시즌의 절반을 최형우 없이 치러야 한다. 이번 주말 삼성(광주)과 3연전을 치르고 다음주는 까다로운 키움(고척)과 LG(잠실)와 서울 6연전을 갖는다. 그리고 롯데(광주)와 NC(창원) 경기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선두수성의 중요한 시기에 4번타자 해결사가 빠지는 것이다.
최근 급속하게 타격감이 떨어져 10경기에서 1할대의 타율로 주춤했지만 최형우의 존재감은 여전하다. 당장 상대투수들에게는 한 방의 위협감을 안겨준다. 소크라테스와 최원준 테이블세터진에 이어 김도영 역시 4할대가 넘는 높은 출루율로 기회를 잘 만들어준다. 클러치 능력이 뛰어난 최형우이기에 93타점을 올리며 이 부문 1위를 달렸다.
최형우가 빠지면서 타선이 주는 묵직함이 떨어졌다. 4번 대체자도 확실하지 않다. 나성범이 가장 근접하지만 최근 타격이 주춤하다. 7일 경기에 나성범을 기용했으나 두 번의 득점권 찬스에서 범타로 물러났다. 4회말 무사 1,2루에서 포수파울플라이, 5회말 2사 만루에서는 좌익수 뜬공에 그쳤다. 득점권 타율이 2할7푼4리이다.
강력한 4번타자가 없으면 3번 김도영도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김도영은 현재 KBO리그에서 가장 강한 타자이다. 상대투수들은 4번타자 최형우가 있기에 상대는 김도영과 승부를 펼칠 수 밖에 없었다. 볼넷을 내보내면 최형우에게 크게 당할 수 있다. 앞으로는 김도형과 정면승부를 피하는 횟수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후반기에서 리드오프로 제몫을 하고 있는 소크라테스를 중심타선으로 기용한다면 테이블세터진이 흔들린다. 그나마 이우성이 햄스트링 부상 재활을 마치고 복귀한 것이 그나마 긍정적인 요소이다. 7일 1군에 승격해 지명타자로 출전해 안타와 볼넷을 골라내며 복귀신고식을 했다. 에너지가 충만한 이우성의 3할 타격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형우는 타점 1위의 해결사 능력 뿐만 아니라 더그아웃에서 후배들에게 끼치는 정신적인 영향력도 컸다. 조언도 해주고 항상 힘이 되어주는 든든한 맏형이 없다는 것 자체가 선수들의 사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 감독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일단은 나성범이 대역을 훌륭하게 소화하고 돌아온 이우성이 활력을 불어넣어야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 /sunny@osen.co.kr